[오늘의 심리학 #002]
Revenge Done Right
Most people mollify psychic pain by attacking back; we yearn for revenge. But achievement striving is better. It opens the mind to the possible, instead of hitching it to the horrible.
By Steven Berglas Ph.D., published January 2, 2019 - last reviewed on January 10, 2019
https://www.psychologytoday.com/us/articles/201901/revenge-done-right
* 주요 내용
- 복수심을 옳게 이용하는 방법은 자신이 당한 부당한 범죄와 관련된 개인적이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다.
- 분노를 관장하는 뇌의 편도체를 이용하되 복수가 아닌,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가 무엇이 있을까로 신경을 돌리는 심리적 변화가 필요하다.
- 프로이트는 고통적인 기억이 어떻게 커지는 지에 관심이 많았다. 역설적이게도, 고통스러운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들은 꿈이나 강박적인 반사를 통해 "검토, 반복"된다.
- 고통스러운 기억을 계속 떠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처를 받았던 당시를 수정함으로써 그 순간을 다시 검토하려는 원초적인 경향이다. 즉, 회상의 기저에는 후회와 수정 욕구가 있다.
- 복수의 메인은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고, 그 방법은 떠올리는 이 역시 괴롭게 만든다.
- 심리 치료는 복잡한 이중감정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복수심을 심리 치료를 통해 다루는 것은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당했던 부당함을 다시 깨달아야 하므로 치료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 최근 제네바 대학 연구원들의 연구에 의하면 복수심은 편도체와 시간적 영역을 포함하는 뇌 영역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뇌세포는 다른 사람이 공정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시 특히 발화된다. 신경의 활성화가 클수록 복수를 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가 커진다.
- 복수심에 대한 분노는 바뀔 수 있다. 감정 조절의 핵심 영역인 전두엽 피질(DLPFC)의 후측 영역이 활성화되면 편도체는 기능을 줄인다. 이후의 처벌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게 된다. DLPFC는 운동 피질과 연결되어 '복수할 수 있는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DLPFC의 두뇌 활동과 행동 선택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본 에세이는 Psychology Today 채널에 있는 저널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을 전개한 작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 Bandi Think
상처받은 자한테 복수심만큼 잘 되는 처방도 없어요. 한번 해봐.
15년 간의 상실감, 처자식을 잃은 고통 뭐 이런 거 다 잊어버릴 수 있을거야.
다시 말해서 복수심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복수 다 이뤄지고나면 어떨까?
아마 숨어있던 고통이 다시 찾아올걸?
- 올드보이 中 유지태(작 중 이우진) 대사
2003년도에 개봉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자신에게 복수를 하러 온 최민식(작 중 오대수)에게 유지태(작 중 이우진)가 하는 대사입니다. 술주정뱅이에 찌질함 가득했던 사람을 15년만에 인간 병기/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위험하고 위대한 힘이 바로 '복수심' 입니다.
복수심은 이렇게 매우 목적지향적입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대상에 대해 그에 응당하는만큼의 고통을 주고자하는 마음이지요. 그렇기에 복수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고, 아무런 이득도 없이 공허함만 남는다고 하며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집니다. 한 때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법으로 용서(Forgive)가 뜨겁게 떠오른 때도 있었습니다. 용서를 통해 자신 역시 복수심이라는 거대한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논조입니다. 그러나 쉽사리 떠오르는 반박이 있죠. 당한 것도 억울한데 내가 용서까지 해야 하는 거냐? 무척 인간적인 이야기입니다.
분노의 시작은 생존 욕구입니다. 자신의 생존에 위험한 것에 대해 방어하는 가장 적극적인 반응이죠. 그렇기에 분노 상황에서 전두엽 내의 편도체가 반응하게 되고, 그 반응이 만성화되면 편도체는 항상 몸집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매일이 위험한 상태라고 인식하고 최대한 빠르고 강력하게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겁니다. 복수심은 분노 감정과 얽혀 편도체를 자극합니다. 자신의 트라우마 사건을 다시 생각할 때마다 큰 분노를 느끼는 이는 편도체가 부어있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자극이 계속되면 편도체 역시 민감해지죠. 자그마한 자극에도 커다란 분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본 저널은 복수심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동시에 복수심이 향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복수의 방향을 조금 더 대의를 위하는 방향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복수는 하되 그 대상자를 '상처를 준'이 아닌 '상처 받은 적이 많았던 사람'으로 합니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됨으로써 마음의 상처 역시 자연스럽게 아물어가는 방식이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대외적으로 인정 받는 온건한 형식으로 갚아나간다는 면에서 '승화'에 해당하는 방어기제라 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건, 상대를 용서하라거나 끝까지 분노하라는 이분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분노로써, 그 복수심으로써 긍정적인 일을 하자고요. 복수심에 휘둘리지말고 내가 주체가 되어 복수심을 이용하자고요. 그리고 그 결과는 여러 실험을 통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라는 전 직장의 특성 상 분노에 가득 찬 이들을 만나본 경험이 많습니다. 그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그 날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찾아 문책하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 분들 중 많은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일어나 있습니다. 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그 일로 힘들어 할 거냐. 산 사람은 살아야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들어서 움직이는 이들에게 그 말은 커다란 폭력이자 압박이 됩니다. 받을 거 다 받지 않았냐. 얼마나 더 받아야 만족할 것이냐? 그들이 원하는 건 적극적이고 투명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성역 없는 적극적 진상 조사와 그를 통해 얻어진 결론 및 책임자 처벌입니다. 다른 보상은 그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어요. 다른 보상 다 집어치우고 희생자가 돌아온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것을 선택할 거에요.
이제 용서해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복수심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일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갉아내는 방향보다는 그 마음을 계기로 해서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지요.
다만 본 저널에선 심리 상담을 통한 치료가 복수심을 들게 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 들어가기에 매우 느리고 괴로운 차선책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저와 생각이 다르네요. 반박할 수 있는 다른 저널 내용이 있다면 인용하여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