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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마음 따뜻한 보통 사람들.

<공조>를 통해 보는, 사람간의 신뢰.

이번에 논해볼 영화는 바로



<공조>입니다.


본 리뷰에는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시기에 불편함은 없으실테나, 혹시 불편하신 분은 페이지를 뒤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형아쌤의 반짝 평점


참신성 : ★★★☆☆

(소재는 나름 흥미로우나, 내용 전개는 참신하지 못 합니다.)


몰입도 : ★★★☆☆

(이 별은 순전히 현빈이 멋있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메시지 : ★☆☆☆☆

(오락 영화입니다. 메시지를 넣고자 했다면 

상당히 반골 기질의 메시지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심리 : ★★★★☆

(영화 내내 이들은 신뢰와 불신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공조라는 소재가 이용되어 만들어진 아주 효과적인 상황입니다.)


전체 : ★★★☆☆

(무난합니다. 즐길만한 오락 영화로 좋습니다.)


대략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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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동판을 찾아야만 하는 북한은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그 적임자로 철령을 서울에 파견한다. 

 한편,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런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공조수사를 위장한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진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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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영화 소개에 적혀 있습니다.


처음엔 현빈을 외치지만, 

끝나고나면 휴지를 외치는 영화 공조!

시작하겠습니다.




1. 체제를 넘은 인간성 한 스푼


혹시 똘이 장군이라는 만화를 알고 계신가요? 형아쌤 역시 태어나지 않았을 때 나온 만화이기 때문에 보지는 못 했지만, 여러 매스컴에 인용이 되었기에 알고 있습니다. 똘이 장군 같은 만화를 반공 만화라고 합니다. ‘공산당 반대’ 만화 라고 보시면 되지요. 이 만화 영화에서 북한군은 인간이 아닌 돼지로 나옵니다. 그만큼 반공 영화와 같은, 상대방에 대한 반감을 심어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노골적이고 심지어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조는 다릅니다. 남한과 북한이라는 체제가 다른 두 나라를 소재로 하고 있으나, 이는 소재로써의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서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남한과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따스한 시점도 아니고, 북한 체제는 흉악하다는 무자비한 시점도 아니죠. 

그냥 남한에 사는 평범하고 순한 형사와 북한에 사는 가슴 따뜻한 형사가 함께 수사한다. 

이 정도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체제에 대한 뚜렷한 언급 없으니 더 드러납니다. 각자의 진솔성이 말이죠. 이렇게 공조는 체제보다 인물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굳이 무대가 남한과 북한이 아니어도 상관 없었습니다. 똑같은 인간이니까요.




2. 정의의 딜레마 한 스푼


 영화 초반 임철령(현빈)은 불법 위폐를 만드는 공장 습격에 앞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명령을 불복합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자체적인 판단에서였죠. 실제로 그 판단은 옳았으나, 옳지 못 했습니다. 불법 위폐 팀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던 이유라면, 지원군의 정체가 불법 위폐와 한 패였어서 임철령을 제외한 팀 전원이 몰살을 당했다는 점이 옳지 못 한 이유였습니다.

 임철령의 팀 내에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던 아내도 있었습니다. 결국 임철령의 판단으로 인해 아내와 동료 모두 목숨을 잃은 것이지요. 그래서 임철령은 아내와 동료가 자신의 명령으로 인해 죽게 되었다는 뿌리 깊은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죄책감은 차기성에 대한 분노로 드러나죠.


그러나, 여기엔 명백한 오류가 존재합니다. 나쁜게 임철령의 판단인가 하는 점이죠.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아무 죄책감 없이 동료를 죽여나간 차기성의 배신이 나쁜 것이지요. 이 때문에 임철령 역시 차기성을 증오하지만, 그 증오의 뿌리에는 죄책감이 있습니다.

 ‘나 때문에.’ 라는 마음이죠.


                    

 우리도 흔히 이러한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나 때문에’ 오류이죠.

이런 오류는 어린 시절의 상처나 극심한 트라우마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빈번한 싸움을 보고 자란 아이는 ‘나 때문에 두 분이서 싸우는 걸거야.’ 라는 죄책감을 가슴에 품을 수 있고, 매 실수마다 철저히 혼나며 자란 아이는 잘못된 일이 생기면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럴거야.’ 라는 긴장감을 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관계에 있어 위축되게 됩니다. 눈치 보게 되죠. ‘혹시 나 때문에?’ 라는 죄책감이 지배하는 꼭지가 생깁니다. 내 주변 소중한 이에게 “왜 그랬니.” 보다는 “네 탓이 아니야.” 라는 따스한 말이 더 필요할 때가 있는 법입니다.^^



 물론 임철령은 스스로 강인하고, 정스러운 사람입니다. 아내와 동료에 대한 죄책감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풀에 무너지지 않죠. 가끔 이성을 잃고 행동할 때가 있으나, 중요한 순간이 되면 참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사람입니다.





3. 신뢰와 불신 한 스푼


 공조는 체제의 배경 하에 서로 믿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사건을 겪어가며 점점 서로를 믿어가는 영화입니다. 신뢰를 깨뜨리는 도청장치, 외부와의 비밀 연락, USIM 교체, 미심쩍은 행동 들에 이들은 ‘그냥 내 할 일을 하자. 상대방은 철저히 이용 수단으로 쓰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불신은 곧 관계를 닫습니다.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진 이득을 목적으로 삼게 되지요. 

 하지만 이들은 위급 상황에서 상호간에 보이는 행동, 마음을 담은 진솔한 이야기 등을 통해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런 이득도 없습니다. 그냥 ‘진실해 보였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것입니다. 진정한 신뢰는 이렇듯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혹시 여러분은 내 주변에 맘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슬픔에 빠져 계시지 않나요? 하지만 그 전에 생각해보시죠. 

 나는 내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나요? 

 거짓 없고 대가 없이 사람을 대하고 만날 수 있으신가요?




공조는 사람과 사람의 영화입니다.

그 안에는 따뜻한 가족애가 있습니다. 

동료애가 있고,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이 있고, 

화끈한 액션이 있습니다.


화려한 액션 속에서 매우 기본적인, 그래서 친숙하고,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그리워지는 따스함을 느끼고 싶은 분은 

<공조> 한 편 어떠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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