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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Tax(핑크 택스)는 비윤리적인가?

[오늘의 심리학 #033]

https://youtu.be/ZSWTLvLw7Ao



여성용 제품에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까다로운 문제를 만든다.


Is the Pink Tax Ethical?

 Charging more for women’s versions of products raises thorny questions.

 Posted Mar 11, 2019 Utpal Dholakia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e-science-behind-behavior/201903/is-the-pink-tax-ethical?collection=1126228



* 주요 내용


 - Pink Tax 란 동일한 부류의 상품을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높은 가격으로 받는 것들을 지칭한다.

 - 여성용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것이 윤리적인가? 

 - 경제 전문가들은 동일한 부류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남녀가 중요시 여기는 정도가 다르고, 여성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필요로 하기에 이는 경제적 이치에 맞다고 주장한다.

 - 성별에 기초한 차등적 가격 부과는 착취적이다.

 - 이런 근본적인 불공평함을 넘어 Pink Tax의 현실적인 걱정들 또한 있다.


  1)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는 전제가 의심된다. 남성 또한 높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2) 라벨 자체가 성차별적이다. '남성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암묵적으로 구매 장벽이 생긴다.

  3) 여성이 높은 가격의 제품이 좋아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해당 제품이 높은 가격 밖에 없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일 수도 있다.


 - 10여년 전 코카콜라 회사는 외부 온도에 따라 가격을 바꾸는 자판기를 도입하려다 소비자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 제품의 가격에 성별을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그것을 공정하다고는 할 수 없다.



※ 본 단상은 원문에 반박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참조 바랍니다.



* Bandi Think

© Perlinator, 출처 Pixabay

 Pink Tax 라는 용어는 과거 안티 페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접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 중심적인 시선 하에 저런 비약적인 논리가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던 적이 있는데 저명한 외국 저널 사이트인 Psychologytoday에서 해당 단어를 접하다니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가장 놀란 건 이 글이 2019년 3월 둘째주 포스팅 Big 4 에 들어있다는 것이네요.



 이 글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기 위해 해당 게시글에 적힌 총 8개의 댓글을 확인한 결과 글쓴이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저 글이 맞는 얘기를 하고 있고, 저는 편협한 성차별적 의식에 찌들어 있는 건가 충격 받고 있었어요. 저는 지극히 정상인 듯 합니다.



 예의, 봉사, 기부, 나눔 등은 미덕이 될 수 있으나 강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선 더더욱 그러하죠. 그러나 이 글의 글쓴이는 성별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받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잘못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하나씩 반박해보도록 하죠.



 1)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는 전제가 의심된다. 남성 또한 높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품이 팔린다면 공급자는 상품의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수요가 충분한 상태에서 가격을 내리면 수익만 줄어들 뿐 어떤 이득도 되지 않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제작 비용 그대로가 손해로 직결되기에 상품 가격을 내려야 합니다. 적정한 가격은 그런 조율을 통해 매겨집니다. 손익분기를 기준으로 흑자와 적자가 나뉘어지며, 흑자 상황이라면 이윤을 최대한 만드는 것이, 적자 상황이라면 손해를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격을 매길 때 가장 따져야 하는 건 소비자의 구매 가능성입니다. 남성 역시도 미용에 관심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높은 가격의 제품을 사겠지만, 남성 전체로 따져볼 때 어떨까요? 미용에 관심이 없거나,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기에 같은 부류의 상품이라 하더라도 여성과 남성에겐 다른 기준으로 가격 책정을 하는 것이죠. 


 높은 가격이 불만이라면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게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잖아요. 



 2) 라벨 자체가 성차별적이다. '남성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암묵적으로 구매 장벽이 생긴다.

  논지에 상당히 벗어난 딴지입니다. 화장품을 예로 들어볼까요? 일단 여성용 화장품과 남성용 화장품은 성분 및 성능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남성의 피부는 더욱 두껍고 거칩니다. 그렇기에 화장품 역시 그런 특성을 반영해서 만들겠죠. 주요 내용 정리에는 생략했지만 남성 라벨 코너는 깔끔하게 한 곳에 있는 반면 여성 코너는 2, 3줄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만, 전체 상품 개수와 종류가 차이날테니 당연히 더 줄을 많이 차지하는 거 아닐까요? 즉, 남성용이라는 라벨은 극히 실용적인 차원에서 나타난 것입니다. 여성에게 맞지 않고, 행여 쓰다간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이걸 구매 장벽이라고 표현하다니요. 여성이라 해도 남성용이 더 맞으면 해당 제품 계산하면 됩니다. 남성용이라고 판매 거부하는 매장은 없잖아요.



 3) 여성이 높은 가격의 제품이 좋아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해당 제품이 높은 가격 밖에 없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일 수도 있다.

  동의합니다.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범주에 있다는 가정하에, 최저 품질의 상품마저도 굉장히 높은 가격이라면 이는 약점을 쥐고 흔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불만이면 저렴한 남성용 제품을 사용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예시는 특이 케이스입니다. '담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담합은 어느 한 쪽이 가격선을 낮춰 수요자를 독점하면 바로 깨집니다. 그리고 애당초 Pink Tax가 아니더라도 '담합'은 비윤리적인 행동입니다.


  시장 원리가 이상 없이 전개된다는 가정 하에 본 현상은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기에 Pink Tax가 착취적이며 근본적으로 불공평하다는 이 글의 주장은 허구입니다. 



© profepix, 출처 Unsplash

 대체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더욱 열광하는 상품이 있습니다. 자동차, 기계, 장난감, 운동 기구 따위가 그렇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건 남성에게 더 많은 가격을 받지 않습니다. 남녀 상관없이 동등한 가격이에요. 왜 그럴까요? 제품의 수요에 따라 가격이 차등 책정된다면 역 Pink Tax 현상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역 Pink Tax는 없다는 사실이 상품의 가격 책정에 성차별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반증인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Pink Tax 로 명명되는 분야는 네일, 화장품, 헤어, 장신구 등입니다.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생필품 영역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남성의 관심 분야는 생필품이 아닌 취미 영역에 있는 것이 다수입니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수요 패턴 자체가 다르지요. 당장에 저만 해도, 남자지만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안정적으로 이동만 할 수 있으면 되고 외관이나 브랜드는 신경쓰지 않기에 저는 저렴한 중고차를 구매하고도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자각조차 하지 못 하고 있는 성차별적 요소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 인식은 조금씩 알아가고, 나누고, 이해하고, 배려해야겠죠. 그러나 자기 진영의 이득을 위해 억지를 도입하기 시작하면 옳은 주장까지 손가락질을 받게 됩니다. 



전체주의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전체를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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