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심리학 #032]
여성이 직업과 양육 사이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성애'에 대한 신화가 '어머니'라는 역할을 얼마나 미치게 만드는지
Mothers Are Drowning in Stress
New research suggests saving U.S. mothers should be a national priority.
Posted Mar 06, 2019 Alison Escalante M.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shouldstorm/201903/mothers-are-drowning-in-stress
* 주요 내용
- 사회학자 Caitlyn Collins는 5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종합함으로써, 여성이 육아와 양육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 접해있는지 발견했다.
- 어머니들은 일과 양육 그 무엇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 모성애에 대한 이상은 여성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
- 역사적으로 남녀 고용이 동등한 동베를린에서는 오히려 여성들이 지위나 커리어에 신경쓰지 않으며 양육과 일에 대해 균형을 맞추는 경향을 보였다.
- 미국이 가족과 아이들을 지원하는데 최저였으며 이런 미국의 엄마들은 직업에 대한 헌신과 양육에 대한 헌신이라는 상반된 문화적 체계 사이에서 꼼짝 못 하고 있다.
-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다.
* Bandi Think
우리는 예의와 관행이라는 틀에 갇혀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여성에게 교육과 사회적 진출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이해하는 시선은 여전히 옛날의 틀을 쓰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지식 산업과 서비스 산업이 주를 이룹니다. 농경 사회, 산업 사회에 비해 육체적인 노동보다 지식적인 분야가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죠. 경제 활동이 힘 중심에서 지식 중심으로 옮겨가며 여성 역시도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탄압받고 남성에 비해 좋지 않은 대우를 받았던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인권 의식의 부재 등이 그 이유지만, 삶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체력'에서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우세하기 때문에 어쩌면 '납득할 수 없으나 이해할 수는 있는' 배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여성 역시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성이 잘 하는 분야가 있는 것처럼 여성이 잘 하는 분야 또한 있고, 각자 가진 장점을 보완적으로 펼칠 수 있는 분야 또한 존재합니다. 생물학적인 성별로써의 경향성은 무시할 수 없으나, 성별 자체만으로 '능력'과 '기회'를 제한하는 건 부당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남녀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합니다.
남성이 경제 활동의 주체이고 중대한 일의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시선, 여성은 양육과 가정 살림의 주체이며 보호와 보조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시선이 그것입니다.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189500
OECD 국가 중에 대한민국이 남녀 임금에 커다란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살펴보면, 20대에는 거의 동등한 수준의 임금을 받지만 30대에 접어들며 점점 차이가 발생하게 되더니 이내 40대, 50대에 이르러선 남성 임금의 절반 수준을 받게 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유리천장이 존재해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막히기 때문에?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 창출입니다. 여성이 고위직 진출을 하는 것이 자사의 이득이 된다면 시키지 않더라도 나서서 그렇게 할 것입니다. 허나 평균적으로 여성은 30대에 접어들면서 남성에겐 없는 삶의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출산입니다.
본 저널은 출산 이후 직업과 양육 사이에서 갈등하는 '어머니'들에 대한 고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10달간 품고 있는 일은 경이롭고 신성한 일이지만, 그만큼 끔찍하게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어머니가 되는 과정이니 다 참고 견뎌야지.' 라는 숭고함만 강요할 수 없습니다. 현대의 여성에겐 지금껏 교육 받고 꿈꾸고 가꿔왔던 자신의 능력과 적성이 있습니다. 겨우 30대 초중반까지만 실천한 후, 이제는 양육에 힘쓰라고 하기에 경제적 부담은 물론이거니와 노력한 시간에 대한 상실감도 상당합니다. 그렇다고 양육에 소홀할 수도 없습니다. '어머니'니까요.
특히 아이에게 어머니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 모성애에 대한 신화는 직업과 양육이라는 양극단의 가치 속에서 여성을 압박합니다. 기회 비용으로 삼으며 하나를 포기하기엔 잃을 것이 너무나도 치명적이고, 둘 다 짊어지고 가기엔 체력과 시간이 남아나지 않죠.
그렇다면 선택은 무엇일까요? 애초에 선택지를 줄이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 나아가 결혼을 하지 않는 현상은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의 기록을 스스로 깨내며 매년 신기록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출산에 대한 정책은 아이를 낳을 수록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느니, 신혼 부부에 대한 대출 이자를 감면해준다느니 하는 피상적인 방식만 즐비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대상자들이 정녕 바라는 것, 하지 못 하는 이유는 알지 못 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구성원의 일정 비율을 강제하는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직업은 직업대로 가지지만 양육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여성은 점점 자신을 갉아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출산과 양육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직업과 양육이 어느 하나를 택해야하는 '선택 게임'이 아니라 둘 다 안심하고 해나갈 수 있는 '성숙'의 장으로써 안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성이 경제적 주체라는 인식이 여전한 상태에서 양육 또한 필수라고 하면 이는 남성에게 커다란 압박이 됩니다. 여성이 양육의 주체라는 인식이 여전한 상태에서 경제 활동 또한 필수라고 하면 이는 여성에게 숨막히는 부담이 됩니다. 바꿔야 하는 건 인식입니다. 직업도, 출산도, 양육도 어느 한 성별의 고유물이 아니라는 것,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동등한 주체로써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본 저널은 동베를린에서 그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이유가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자기만 살고자 하는 이기심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요? 책임감이 없고 희생 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요? 헛소리 그만 하세요.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책임지지 않는 것입니다.
덜컥 시작하고 대충 하고싶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