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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괴로운 기억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것

[오늘의 심리학 #031]

https://youtu.be/RfdlpXdS2sQ



괴로운 기억을 이야기할 때 일어나는 6가지의 변화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기억일수록 오히려 이야기 나눠야 하는 이유는?


The Healing Power of Telling Your Trauma Story

 Six ways revisiting painful memories can loosen their grip.

 Posted Mar 06, 2019 Seth J. Gillihan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ink-act-be/201903/the-healing-power-telling-your-trauma-story?collection=1125900


* 주요 내용

 - 끔찍한 사건(자동차 사고, 화재, 폭행 등)을 경험했을 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신적 외상은 그것을 피하고 무시하려 할수록 더욱 커진다.

 - 정신적 외상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1. 수치심이 가라앉는다.

  = 내가 하는 이야기가 비판, 비난 받지 않고 지지 받으면 스스로도 더 이상 트라우마를 떠올릴 때 움츠러들지 않게 된다.


 2. 도움 되지 않는 신념을 바로잡는다.

  = 트라우마를 혼자서만 되내일 경우 무섭거나 내가 비판받을만한 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이야기를 통해 정리하다보면 그 사건 속 상황적 요인들을 깨닫게 된다.


 3. 촉발이 덜 된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괴롭다. 심지어 그 기억에 압도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반복적으로 얘기할 수록 더 이상 자신이 그 기억에 좌우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


 4. 자신이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트라우마가 점점 자신을 망가뜨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신경계가 높은 경계 태세에 있어서 그럴 뿐, 자신은 그대로임을 알게 된다.


 5. 기억이 더욱 체계화된다.

  = 트라우마 기억은 다른 유형의 기억들에 비해 체계성이 떨어진다. 회상하고 이야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억은 더 다루기 쉽고 덜 위협적이 된다.


 6. 트라우마가 가져오는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 트라우마 기억이 가져오는 감정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경험'으로 인식하게 된다.


 - 물론 이야기를 털어놓는 대상이 무조건 지지해주는 사람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상대를 신중히 고르도록 하라.



* Bandi Think

© Tumisu, 출처 Pixabay

 예전에 번역했던 저널 중 '복수심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법'을 인용하면서 '트라우마 상담'의 필요성에 대한 저널이 나오면 저의 의견을 덧붙이겠다고 했었습니다. 해당 저널에서 '심리 치료는 복잡한 이중감정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복수심을 심리 치료를 통해 다루는 것은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당했던 부당함을 다시 깨달아야 하므로 치료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라고 이야기하였는데요. 트라우마 사건에 거의 99% 동반되는 분노 감정을 사회적인 善으로 치환하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에 반박할 수 있는 좋은 저널이 나왔네요.



 괴로운 기억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괴로우니까 괴롭지." 라고 하며 넘어갈 일은 아닙니다. 괴로움은 상대적이니까요. 예를 들어보죠. 절대적인 괴로움이 있을까요? 한 아이가 자신이 부모님의 심부름 값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괴로워합니다. 그 어떤 아이라도 똑같이 괴로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재수 없었네 하며 털고 일어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예시에선 어떨까요? 어떤 상황을 넣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방향은 각양각색입니다.



 자, 그럼 다시 생각해볼게요. 괴로운 기억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기억 자체가 아직 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정을 하지 못 하기에 괴로운 것이죠. 괴로운 기억을 꺼내놓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다시금 체험하는 과정은 분명 유쾌치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점점 하나의 '사건'으로 인정을 하게 됩니다. '사건'이 되었다면 그 사건에 엮인 다양한 감정을 발견한 후 해소, 수용 등을 할 수 있겠죠. 즉, 근본적인 치료는 '이야기'입니다.



© infectedluna, 출처 Unsplash

 그러나 트라우마를 대할 때 '이야기'보다 중요한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다림'입니다. 아무리 좋고 필요하다고 해도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으면 독약을 쥐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잔소리가 안주할 곳 없이 공기 속에 흩어지는 건 이 때문이죠.


 트라우마 기억을 털어놓으라고 하는 이유는 '지금은  아니다.'가 '절대 아니다.'와 같지 않음을 주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당신이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명심해야 합니다. 잊으려 할수록 선명해지고 털어낼수록 달라붙습니다. '나라도 그랬겠다.', '얼마나 힘들었어.' 라고 부드러운 손길 내어줄 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당신이 어떤 상처가 있던간에요.



 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끔찍한 기억을 함께 헤쳐나가고 싶다면 말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언젠가 그가 마음을 열고 당신에게 털어놓을 수 있게끔 항상 믿음직하고 따스한 존재로 옆에 있어주세요. 그 '있어 주기'만이 상대 가슴의 빗장을 풀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몸에 좋은 보약도 강요하면 체합니다.



* 참고 자료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455807440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457149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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