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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날조, 왜곡, 과장하면서까지 그대로 믿는 이유

[오늘의 심리학 #040]

https://youtu.be/FgbuhPVlxKg


믿을만한 것이 아니라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되는 것은 기억이 꼭 진실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How Memory Became Weaponized

 Emerging technology deployed on Internet platforms exploits our own mechanisms of memory to work against us. Both sanity and democracy are losing.

 By Matthew Hutson, published March 4, 2019 - last reviewed on March 11, 2019


https://www.psychologytoday.com/us/articles/201903/how-memory-became-weaponized



* 주요 내용


- 기억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우리는 기억이 날조, 왜곡, 과장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source-monitoring 오류라고 부른다.

- 기억을 떠올릴 때 뇌는 그것의 근원을 확인하려 노력하며, 세부적이고 체계적일 수록 실제로 그것을 경험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 애초에 잘못된 지식으로 현상을 이해했다면 이후 그 잘못된 지식을 뒷받침해주는 정보만 기억함으로써 왜곡된 현상이 진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 기억은 비유적이고 공상적인 이미지를 마치 정말 있었던 일인 것처럼 과거의 일로 변형시킬 수 있다.

- 있지도 않은 일의 세부사항을 덧붙이기 위해서라도 거짓 사건을 떠올릴 수 있다.

- 경험에 의한 기억은 잘못된 기억을 만든다.

- 인지 능력도 한 몫한다. 연구에서 거짓 기억은 낮은 지능, 낮은 작업 기억력, 어조 및 얼굴 인식 능력이 저조한 것과 상관 관계를 나타낸다.

- 나이도 한 요인이다.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그들의 신념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직감보다 지식에 의존하며, 이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왜곡해서 받아들인다.

- 의견이 불일치할 경우 최고의 방법은 단지 진실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 어떻게하면 잘못된 정보가 바이러스적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 잘못된 정보를 금지하거나 규제, 필터링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잘못된 사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믿음을 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Bandi Think

© Alexas_Fotos, 출처 Pixabay

 인간중심상담 이론을 만들고 체계화해온 Carl Rogers는 인간을 현상학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현상학적인 존재란 개인의 경험과 인식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자면 진실은 없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인식이 그 사람에겐 진실이라는 얘기입니다. 더 쉽게 얘기하자면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대로 세상을 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기억은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사람은 기억에 의존해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에 대한 높은 신뢰를 지니고 있죠. 서로 상반된 기억을 가지고 자기 기억이 옳다며 소리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앞에 나오기 전까지 이런 갈등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증거 앞에서도 증거를 잘못된 것으로 몰며 자기 기억이 맞다고 소리치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본 매거진은 기억을 과장시키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전혀 다른 기억을 심는 일까지 가능하다는 여러 실험 사례를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주장하고 싶은 것은 '기억의 무기화'입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 관계론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동기 형성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말이지만 비뚤어진 측면으로 보면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 일을 하고 싶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일을 시키는 건 무척 쉽다.



© 3093594, 출처 Pixabay

 가정을 해보죠. 어떤 이의 기억 속에 잘못된 기억을 심는 게 가능하다면? 기억을 넘어 신념과 가치관을 심을 수 있다면? 자신이 줄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발적 꼭두각시를 만들 수 있겠죠. 우리는 이것을 흔히 '세뇌'라고 합니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살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절해야 할 지는 배우지 못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넓어진 무대 안에서 우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믿는 것만 믿게 되는 좁은 식견을 그대로 계승한채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고 있는 '극단적 이데올로기'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고, 반대 주장에 대응하는 지를 보면 자명합니다. 신념이 아닌 주장에 따라 판단하게 되지요. 이득이 되면 받아들이고 방해가 되면 공격하는 식으로요. 본 매거진에서 그 이유로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 사실로 믿는 경향, 인지 능력 문제 등을 얘기했지만... 불편할 수 있는 사실이니 여기서는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기억의 무기화를 막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 없이 증거를 제시하는 일입니다. 이는 감정을 쏙 뺀 이성적이고 냉철한 작업이기에 철저해야 합니다. Fact Chacker 와 관련된 이야기 역시 다음 언젠가로 기약하도록 하지요.


지구 한 바퀴 돌았다고 다음부턴 눈 감고 여행 다니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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