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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좀 빨리 먹었다고 성공 못 하나요?

[오늘의 심리학 #079.]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 미래의 성공을 야기한다는 마시멜로우 실험. 그러나 추가 연구는 이 실험에 대한 한계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Think You Lack Willpower? Here Is Another Possibility

 When the future is uncertain, the rational choice is not always the patient one.

 Posted Nov 07, 2019 Juliana Breines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in-love-and-war/201911/think-you-lack-willpower-here-is-another-possibility




* 주요 내용
- 마시멜로를 이용한 유명한 심리학 연구가 있다. (먹고 싶은 마시멜로를 참고 견디는 인내력이 있던 아이가 추척 연구 결과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경우가 컸다는 연구.)
-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이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은 정말 단지 참을성이 없어서일까?

- 2012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실험자를 신뢰할만한 어떤 이유를 제시하고 아이들이 그것을 납득했을 경우 마시멜로를 나중에 먹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 즉, 그 아이가 어떻게 살아왔을까(불규칙한 음식 접근, 믿음을 배신 당했던 경험)에 따라 변수가 있기에 그 대상에 가족 소득, 가정 환경과 같은 요소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기절제'는 중요한 능력이다. 그러나 가정, 학교,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절제'만을 강조한다면 그것을 따르지 못 하는 이들에겐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 기다리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가? 이를 정말 믿을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의 망설임은 '나의 희생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보상(보람)이 돌아오는가' 에 뿌리를 둔다.
- 보상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의지력은 약해진다. 이런 경우 적절한 전략과 현명한 전개를 하여 소소한 보람을 계속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 Bandi Thinks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마시멜로우 실험은 굉장히 유명한 심리학 실험입니다. 그래도 생소한 분을 위해 관련 링크를 첨부하도록 할게요.


http://skgkfrjdi.pe.kr/221362729878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우를 하나 더 준다고 했을 때 기다린 아이들, 기다리지 못 한 아이들을 상대로 추적 연구를 했어요. 그 결과 인내심 있게 기다린 아이들이 그렇지 못 한 아이들에 비해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내력이 인생의 중요한 척도라는 것을 알려주는 실험으로써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죠.



 그러나 이런 결과에 대해 한계를 제기하는 후속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 한계 중 하나는 "왜 마시멜로우를 바로 먹는 것이 인내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요?" 였죠. 그래서 2012년에 했던 연구는 실험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마시멜로우를 먹지 않고 견디는 아이들의 비율이 무척 늘었죠.



 이 실험 결과는 '상대에 대한 믿음이 아이의 인내력, 자기절제력에 영향을 준다.'라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또한 '결과에 대한 확신감이 인내력에 영향을 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즉,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양식에 '타인에 대한 신뢰,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있다면 지금 당장의 불편함을 인내할 수 있다는 거죠.


© refcat_02, 출처 Unsplash


 이렇게 생각해보죠. 부모님이 매번 "알았어. 방 청소까지만 하면 오늘은 심부름 안 시킬게.", "설거지하면 치킨 시켜줄게." 등 말만 하고 지키지 않았다면 이 아이가 실험 상황에서 '15분 후 추가될 마시멜로우'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이 아이에게 합리적인 선택은 눈 앞에 있는 즐거움을 뺏기기 전에 빠르게 향유하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댓가, 칭찬, 약속 이행 등을 받지 못 한 아이들은 그 약속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가 신념화되어 '세상 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 라고 생각할 수 있죠. 


 에릭 번이 만든 교류분석 이론 중 '삶의 태도'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축약한 것인데 


 1) I'm OK / You're OK (나도 괜찮고 너도 괜찮다.)

 2) I'm OK / You're not OK (나는 괜찮지만 너는 괜찮지 않다.)

 3) I'm not OK / You're OK (나는 괜찮지 않지만 너는 괜찮다.)

 4) I'm not OK / You're not OK (나도 괜찮지 않고 너도 괜찮지 않다.)



 이렇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잘 정리해놓은 블로그가 있길래 살짝 링크 공유해드려요.


http://the1value.com/221626453022


© JillWellington, 출처 Pixabay


 이렇게도 볼까요? 기성 세대가 매번 하는 걱정이죠. "요즘 애들은 참을성도 없고 인내력도 없어서 큰일이야."

 어느 정도 맞습니다. 흥행하는 키워드만 보더라도 알 수 있죠.


 - 워라밸 : 일과 삶의 균형. 일도 중요하지만 삶 역시 중요하기에 밸런스를 맞추겠다는 뜻
 - 욜로족 : 미래에 저당 잡히지 말고 지금 현재를 즐기자는 뜻



 과거 세대의 눈으로 보면 이건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이겠죠. 지금 인내하고 참고 쌓아놔야 나중에 더욱 잘 살 수 있을텐데 말이죠. 적금은 언제 붓고, 스펙은 언제 쌓고, 결혼은 언제 하겠어요? 이렇게 팅자탱자 놀기만 하면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게요. 과거에는 지금의 인내가 미래의 보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저금을 하면 충분한 이자가 쌓였고, 학력이 쌓이면 좋은 직장,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죠. 참으면 참을수록 이후에 더 큰 행복을 보상 받았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믿을 수 있었죠. 그렇기에 충분히 참을 수 있었어요. 힘들고 고단하고 외로웠지만 견딜 수 있었습니다. 가벼워서가 아니에요. 언젠가는 행복해질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어떤가요? 인내하면 결실이 맺나요? 물론 그걸 확신할 수 없겠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하지만 주변을 볼 때 어떤가요? 확신할만한 상황인가요? 적어도 나는 참은만큼 더 큰 행복을 영위할 수 있나요? 그렇게 확신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옆 동네 노력 안 한 금수저가 훨씬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옆옆 동네 반칙으로 돈 버는 사기꾼이 더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정의를 지키자고, 정직하게 살자고 마음 먹어도 계속 해서 들려옵니다. 그건 바보라고. 호구라고. 이용만 당할 거라고.




 보편적인 정의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가 정의와 평화로움이라고 믿습니다. 이득이 있으면 더더욱, 본전이라 해도 양심적으로 사는 것을 선택할 거에요. 허나 비양심적인 게 더 유리한 세상이 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양심적인 게 손해를 보는 세상이 되면? 그 때는 마냥 인내력으로 버틸 수 없습니다. 우리도 살아야죠.


 심리학 전공자로써 참 웃긴 말이지만, 사람의 삶에서 심리는 일부분입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어떤 시련도 넘어설 수 있지만 그건 도 닦는 정도가 아니면 불가능하잖아요. 참고 견디면 복이 온다고 얘기하기 전에 '참고 견디면 복이 올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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