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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안 쓰면 억울하고, 쓰면 불안해요.

[오늘의 심리학 #087]

돈이란 과연 사람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 존재일까? 돈에게서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One-Click Spending and the Money Misery Hangover

 Overspending can lead to debt, anxiety, marital crisis, and credit problems.

 Posted Dec 11, 2019 Michael F. Kay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financial-life-focus/201912/one-click-spending-and-the-money-misery-hangover



* 주요 내용

- 과거에는 물건을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앉아서 바로 '구매'를 클릭할 수 있다.
- 특히 휴가 기간에는 더더욱 소비가 활성화된다.

- Lecding Tree라는 설문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빠르면 61%의 미국인들이 휴일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1) 겨울 명절 선물에 평균 602.65달러를 쓴다. (18세 미만 아이들의 부모라면 850.38달러)
 2) 응답자의 약 4분의 1이 이번 휴가 시즌에 빚을 질 거라고 예상한다.
 3) 5명 중 1명은 작년의 명절 청구서를 아직도 갚고 있다.

- 돈에 대한 사고방식은 흔히 당신의 부모님의 소비 스타일에 따라 형성된다. 왜냐하면 그것이 정상적인 거라 여기기 때문이다.
- 그러나 지출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 많은 미국인들이 수입에 비해 부담스러운 지출을 하고 있다.
- 과다 지출은 장기 채무, 불안, 결혼 위기, 신용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 자신의 소비 형태를 인식하고, 당신의 재정 상태와 가치 위계를 일치시킴으로써 과소비를 피할 수 있다.
 1) 당신의 소비 형태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이해하라. 
 2)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지금의 소비가 너를 지탱해주니? 아니면 너를 점점 불행하게 만드니?" 혹, 과소비가 계속된다면, 특히 그게 불안이나 결혼 문제를 일으킨다면 즉시 상담가의 도움을 구하라.
 3) 수입으로 지탱할 수 있는 지출 계획을 짜라.
 4)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조사 제품과 예산 범위를 대조하며 현명하게 지출하라.
 5) 온라인 구매 시 인센티브를 확인하라.
 6) 당신의 파트너(배우자)와 가족과 돈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 나누어라. 같은 입장인 지 확인하라.
 7) 소비 습관을 점차 개선해나가며, 돈을 아꼈을 때마다 스스로를 축하해주어라.
 8) 명절은 선물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도록 하라.

- 휴일은 저주의 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 한다. 현명한 소비를 통해 자신에게 평화와 만족을 선물하자.






* Bandi Thinks



 우선 본 게시글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 돈에 대해 자유로워지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다만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을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솔직하게 얘기해보죠. 돈 많이 벌고 싶지 않은 분 계신가요? 물론 '많이'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필요한 만큼의 돈이 언제든지 있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하지만 이 소망대로의 재정을 갖고 있는 사람 또한 극히 드뭅니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그에 합당한 재정은 없을 때 우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저널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우울, 불안, 신용 문제, 가족 갈등 등이 생길 수 있죠. 비록 제가 해석한 거지만 상단 표에 소개한 과소비 피하기 8단계는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없어요. 충동적 행동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계획을 세워!" 라고 해결책을 줘봤자 그건 그 사람을 더 괴롭게 만들 뿐이죠.



 이번 포스팅에선 '돈'의 개념과 '소비'의 개인 역사가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1. 돈은 왜 생겼나요?

© nattanan23, 출처 Pixabay



 돈의 예전 형태는 무엇인가요? 엽전? 상평통보? 이것도 다 돈이잖아요. 돈의 예전 형태는 '물물교환'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감자밭을 일구고 있다고 해보죠. 그런데 감자 뿐만 아니라 달걀도 먹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양계장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감자를 들고 인근 양계장 주인 최씨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감자는 필요 없고 대신 당근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당신은 당근밭 주인인 양씨를 찾아갑니다. 감자를 그대로 가지고요. 양씨는 감자 대신 돼지고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후 당신은 도축장 서씨, 양파밭 주인 이씨, 호박밭 주인 김씨를 만나 이야기를 합니다. 다행히 호박밭 주인 김씨는 감자를 필요로 합니다. 이제 감자는 양파로, 양파는 돼지 고기로, 돼지 고기는 당근으로, 당근은 달걀로 교환됩니다. 


 집에 돌아온 당신은 지쳐서 이불에 쓰러집니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어느덧 달이 뜨고 있네요.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불편한가요?



 그런데 이 과정에 중간 단계가 생깁니다. 바로 '돈'이죠.


 그 어떤 물건이든 적정한 수준의 돈으로 바꿔주고 또 이 돈을 이용해 물건을 사는 게 가능해집니다. 이제 당신은 감자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감자를 사고 지불한 돈을 이용해 양계장에 가서 적정한 돈을 주면 됩니다. 아직 오전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효율적이고 간편하죠.


 다만 각각의 상품마다 만드는 수고와 난이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수가 다르므로 이에 맞춰 적정한 돈의 양이 맞춰지게 됩니다. 이게 바로 '시세'가 됩니다.




 즉, 한 사람이 세상 모든 것을 할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정당한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돈'입니다. 그러니 '돈'을 이용하면 어떤 것이든 사는 게 가능해요. 돈을 받고 파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요.





 이는 매우 위험하고 슬픈 얘기이기도 합니다. 파는 사람만 존재하면 '돈'은 그것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요? 파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 이는 살 수 있는 것이 됩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요? 돈을 이용해서 조금 더 빠르고 효율적인 삶을 사서 다른 이들에 비해 시간을 아낄 수 있죠. 이렇게 따져볼 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884821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거래 만능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수 없는 것들을 얘기하며 돈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역설하는 재미있는 책이니까요. 다만 저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 심리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 '무엇이든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돈이 인간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얘기해보도록 하죠.





 2. 돈은 왜 돈 이상인가요?


© jpvalery, 출처 Unsplash



 돈이 점점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것'이 될 수록 단순한 화폐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는 돈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상황이 개인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다주는 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흔히 만능감이라고 하죠. 원하는만큼, 원하는대로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안정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다 다르죠. 어떤 이는 누군가가 자신을 우러러보는 존경과 권력을, 어떤 이는 마음껏 게으르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어떤 이는 갈등을 없애고 공공의 행복을, 어떤 이는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가치관과 신념을 꼿꼿이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돈은 각각의 이들에게 이런 개념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돈'이 없는 건 이들의 욕구를 뺏길 지도 모른다는 인식으로 연결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의 반대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니까요.



 돈이 불안을 야기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없으면 내가 원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요. 내가 원치 않는 것을 하며 살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에요. 거기에 더해서 만약 부모님이 돈이 없어서 했던 다양한 설움, 고생, 갈등을 지켜봤다면? 그 불안함은 더더욱 크게 굳어 있겠죠.





 여기서 생기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돈을 지불해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지불하는 건 내가 가진 돈의 일부가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즉, 원하는 것을 가지는 건 이후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을 수 있다는 불안함을 내포합니다. 그래서 소비는 불안함을 동반합니다. 현재의 만족으로 미래의 만족을 저당잡히는 거죠.


 우리는 불안할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하나요? 역시 다양한 행동 패턴이 있겠죠. 불안한 일에 집중하기 싫어서 그냥 신경을 끄고 딴청을 부리나요? 불안하기 싫으니 어떻게든 불안할 일을 줄이려 예방하나요? 불안함 자체에 짓눌려서 덜덜 떨고 있나요? 나를 불안하게 하는 환경과 상황에 욕을 뱉고 탓만 하고 있나요? 


 그 중 불안한 일을 외면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구체성을 내려놓는 이들은 과소비의 덫에 걸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깊이 생각하는 회로를 아예 끊어놓는다는 관점에서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흔히 내리는 결론은 이것입니다. '쓰고도 불안하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돈을 벌고 싶다.' 요약하면 "아, 로또 당첨되고 싶다."죠.


 그러나 이는 현실적인 답은 아닙니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건강하면서도 현실적인 방법은 이런 방향 아닐까요? 문단을 나눠서 생각해보죠.


 "내가 가진 돈으로 / 갖고 싶은 것을 / 사면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할까봐 / 불안하다."




 '내가 가진 돈' 이 대목은 당신의 현실적인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를 비관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인지적 불일치를 느끼게 됩니다. 삶이 불행해지는 건 지금 현재에 충실하지 못 해서니까요.


 '갖고 싶은 것을' 이 대목은 당신의 현재 욕구입니다. 올라온 욕구를 다루는 건 다양한 방법이 있지요. 상담적인 접근도 충분히 해볼 수 있고요. 욕구는 흔히 결핍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에 어떤 결핍이 나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지 이해하는 건 무척 좋은 접근입니다.


 '산다.' 이 대목은 당신의 행동입니다. 행동은 조절이 가능합니다. 선택과 책임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돈을 아낀다, 저축한다, 계획한다 등이 모두 이 대목에 해당합니다. 대신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동기화', '확고한 의지'이죠. 그래서 힘듭니다. 좋고 권장하지만 마냥 강요만 할 수 없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할까봐' 이 대목은 당신의 궁극적 신념과 가치관의 영역입니다. 신념과 가치관이라고 해서 꼭 신성하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나요? 내 미래를 그리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이 모든 것이 내 소망을 담은 신념이고 가치관입니다.


 '불안하다.' 이 대목은 돈에 대해 갖고 있는 당신의 감정 상태입니다. 감정을 다루고 조절하는 방법, 감정의 뿌리를 찾아내고 이해하는 방법, 묵힌 감정을 분출하고 토해내는 방법 등이 이를 다룰 수 있겠죠.




 자, 어떠신가요? 돈이 마냥 '돈'이 아닌 이유를 알 수 있으신가요?


 이 대목까지 읽으며 여러분은 과연 어떤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혹시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하다. 정리가 필요하다 싶을 땐 저희 연구소를 포함한 다양한 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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