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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임상심리, 신경정신과 중 어떤 게 좋나요?

[오늘의 심리학 #094]


It’s Time for Psychology to Lead, Not Follow

 Psychotherapy is not a medical treatment.

 Posted Oct 27, 2019 Jonathan Shedler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psychologically-minded/201910/it-s-time-psychology-lead-not-follow?collection=1136807



* 주요 내용

- 국립정신겅강연구소(NIMH)의 Tom Insel 이라는 사람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뇌의 질병'이며 신경생물학을 통해 모든 종류의 정신적, 정서적 고통에 대한 치료법을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13년 간 수많은 논문과 200억 가량의 비용을 투자한 그는 결국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는 자살 감소, 입원률 감소, 정신 질환에 걸린 수천만 명의 회복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나는 그것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 신경생물학은 정신 건강을 판단하는 분석의 한 단계이다. 뇌가 신경생물학의 주제라면 정신생활은 심리학의 주제다. 겹치는 부분은 있으나, 다른 쪽으로 대체할 수 없다.
- 심리학은 심리학적 개념과 방법을 이용한 심리학으로써의 길을 가야한다. 
- 심리학은 약과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 심리학은 심리학 같아야 한다.
- 심리학자는 심리학적 개념과 방법을 사용하려 심리치료를 연구해야 한다. DSM(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의 진단 카테고리가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삶이 변하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 심리학을 의학 연구원, 의료 시스템, 의료 보험 회사들에 의해 정의되어진 기형적인 슬롯에 밀어넣으며 몸을 깎아내는 것에 반대한다.
- 우리는 심리학자임에 자랑스러워야 한다.




* Bandi Thinks


 심리 상담이란 뭘까요? 사실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워낙 광범위하니까요. 그러나 제가 지금껏 배우고 고민하고 답을 내린 선에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있습니다.

© OliverKepka, 출처 Pixabay


 1. 상담 심리, 임상 심리, 신경정신과 치료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교과서적인 답을 하자면 상담 심리는 마음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개선과 발전, 성장을 도모하는 일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심이 됩니다. 물론 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다양한 매개체나 기법이 있지만 최종적인 목적은 내담자의 마음에 함께 가닿는 것입니다. 


 반면 임상 심리의 키워드는 검사와 진단입니다. 내담자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는 다양한 검진 도구를 이용하여 그의 정신 건강 상태를 객관적인 점수로 또는 모두가 알 수 있는 평가로 나타냅니다. 넓게는 여러분이 많이 해보셨을 IQ 측정부터 집, 나무 등을 통해 심리 상태를 알아보는 투사 검사까지 모두 이 영역에 속합니다. 


 신경 정신과의 주된 키워드는 약물 처방입니다. 불편함을 야기하는 부분을 낫게 할 약물을 통해 신경 체계에 인위적인 반응을 추가 혹은 제거하는 거죠. 감기 걸렸을 때 항생제를 투입하여 면역률을 높이고, 영양이 부족할 때 링겔을 꽂아 대체 영양물을 주입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약을 통해 채우는 거죠.


 여기까지 얘기 듣고나면 아시겠지만, 신경 정신과는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우울해서 기력이 없으니 기력을 올릴 수 있는 신경 약물을 투입한다. 매우 직접적이고 빠르죠. 임상 심리 역시 구체적입니다. 객관적인 표시가 가능하잖아요. 진단 보고서라는 양식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허나 상담 심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호하고 눈에 보이지도 않아요.


 그래서 상담 심리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은 대중적인 인식과 조금씩 멀어집니다. 자기들만 공유하고 있는 어떤 영역이 있거든요. 근데 그것을 전혀 모르는 대중에겐 아무런 어필이 안 돼요. "참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네~"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다양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일단 점점 대중성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대중들은 알지도 못 하고 원하지도 않는 이 개념을 포기하지 못 하고 '알려는 노력도 안 하면서 정신과 약물만 찾는다./ 쉬운 방법만 찾으려고 한다.' 라고 얘기합니다. 아니, 뭐라도 눈에 보이는 게 있어야 알던가 믿던가 하죠.


 게다가 상담 심리에서 논하는 건 건강한 정신입니다만, 이게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 합니다. 나만 좋고 편하게 사는 게 건강한 삶일 리 없죠.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나의 인격 성숙을 도모하는 것이 정신 건강입니다만, 솔직히 성숙한 삶은 매력이 떨어지죠. 하루하루를 유재석 처럼 살고 싶으세요? 박명수 처럼 살고 싶으세요? 라는 질문에 박명수처럼 살고 싶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을 기억해보면 이해가 되실까요?


 여기에 꼬여드는 온갖 사기꾼들 또한 문제입니다. 상담 10주 완성! 효과 빠르고 확실한 OO상담! 이렇게 하면 편한 삶을 살 수 있다! 등의 대중을 혹하게 하는 말은 거의 모두 사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당신에 대해 알지도 못 하는데 "당신에게 딱 맞는 상담법이 여기 있습니다!" 라고 하는 말이 어떻게 들리세요? 미리 짜여진 상담 커리큘럼대로 기법을 진행한다는 사람은 기술자일 수 있으나 심리 상담자는 아닙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영화 화면을 떠올리면 적절하겠네요.


 신경 정신과는 픽셀입니다. 한 픽셀 픽셀을 바꾸며 문제에 접근하는 거죠. 임상 심리는 픽셀들의 특징과 배열을 통해 어떤 화면을 만들었는 지 정리해주는 것입니다. 필요하죠. 이것들이 없으면 영화 자체가 나올 수 없으니까요. 다만 상담 심리는 이 영화를 보며 느껴지는 감상입니다. 정말 다양한 요소가 섞여 있기에 정해진 답도 없는 영역이죠.



2. 정신 건강을 위해선 어디를 가는 게 가장 좋나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는 말부터 하고 가도록 하죠. 괜한 기대를 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왜 답을 할 수 없는가?' 에 대한 답변입니다.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183979994



 본 Ted 영상은 저의 최애 영상 중 하나입니다.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수준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결과는 '너무 복잡해서 불가능하다.'로 내리고 있습니다. 사실 나의 심리만 안정될 수 있으면 세상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요. 이 '심리' 자체도 삶을 이루는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돈, 가족, 성별, 직업, 관계 등 다양한 영역이 있는 것처럼 심리 역시 마찬가지죠.


 그러니 심리를 만능 해결책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내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감정이 자꾸만 자신을 압도한다. 그래서 실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마음의 병이 걸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병이 걸리면 병원에 가서 약을 먹죠? 그럴 때 신경정신과에 가서 약을 드시면 되는 거에요. 상태가 심각하여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하면 그렇게 하시는 거고요.


 내가 병에 자주 걸리는 게 어떤 이유 때문인지, 내가 어떤 체질이고 어떤 특성을 지녔길래 그러는 건지 알고 싶다면 나에 대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겠죠. 그게 임상 심리가 되는 거에요. DSM에서 얘기하는 진단명은 대략적인 나를 이해하는 데 분명한 도움을 주니까요.


 그러나 평상시 어떻게 살고, 어떤 노력을 해야 지속적인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지 함께 찾아가려면 심리 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게 좋습니다. 지속적인 건강과 예방을 위한 방법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2020년부터 반디심리연구소에서는 동기가 확실하고 절실함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나의 마음을 알아가는 '마음 공부 교실'을 열 생각입니다. 본 저널에서 주장한 것처럼 저는 상담 심리, 임상 심리, 신경 정신과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무리 얘기해도 부족하겠죠. 많은 질문 바랍니다. 성실히 답변할 목적으로 올리는 글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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