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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심리상담, 효과 있을까?

[오늘의 심리학 #124.]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상담계에서도 (예전까진 당연하게 생각했던) 대면 상담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온라인 상담의 효과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상담, 직접 만나서 하는 것도 아닌데 과연 효과적일까요? 온라인 상담의 효과성에 대해 소개하는 두 가지 저널과 함께 다뤄보도록 해요.



THERAPY

Does Online Therapy Work?

 Here's what scientific research says about online therapy.

 Posted Nov 14, 2019 Amy Morin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what-mentally-strong-people-dont-do/201911/does-online-therapy-work


THERAPY

How to Transition to Seeing Your Therapist Online

 Continue the work of therapy even from a distance.

 Posted Mar 19, 2020 Seth J. Gillihan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ink-act-be/202003/how-transition-seeing-your-therapist-online






* Bandi Thinks


© webaroo, 출처 Unsplash


- 온라인 상담에는 전화상담, 채팅상담, 이메일을 통한 상담 등이 있다.

- 온라인 치료가 많은 정신 건강 문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
- 2014년 'Affective Disorders' 저널에 실린 연구는 온라인 상담이 우울증에 대한 대면 치료만큼이나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 Psychological Disorders 저널에 게재된 2018년 연구에선 온라인 인지행동요법이 심각한 우울증, 공황 장애, 사회 불안 장애, 불안 장애에 대해 대면 치료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저널의 2014년 연구에서도 인지행동요법을 이용한 온라인 상담 이후 1년이 지나 추적조사를 한 결과 내담자의 삶이 긍정적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상담도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특히 오프라인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상담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본 저널은 온라인을 이용한 상담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들을 소개합니다. 정확한 수치 및 대상이 나와있지 않아 100% 맹신할 수 없지만, 연구 결과만 봤을 땐 대면 치료만큼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나오네요.



 주목할 부분은 효과성 검증이 된 상담이 인지행동치료(REBT)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REBT는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파악 후, 이를 다루는 방법을 교육, 연습하는 상담 방식입니다. 상담 시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쓸 수 있는 방식이기에 온라인에서도 대면 상담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일반적인 정신 건강 문제가 '도저히 내 마음을 모르겠어서.' 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상담보다 교육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마음의 원리, 감정과 생각의 명료화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그래서였구나!' 하는 깨달음이 주는 위안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그러니 대중을 위한 상담에서 온라인 상담은 꽤 준수한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 온라인 상담의 장점

- 실명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
- 대면 치료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 상담자와 내담자 상호 간 스케줄을 잡기 편하다.
- 사회적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 도움 요청을 할 수 있다.


* 온라인 상담의 단점

- 상담자가 신체 언어 등의 단서를 놓칠 수 있다.
- 기술적 문제가 장벽이 될 수 있다.
- 자신을 치료자라고 광고하는 일부 사람들은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
- 위기 발생 시 치료사의 개입이 쉽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 상담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면 상담만이 줄 수 있는 즉각성의 원리가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겠네요. 그 중 상담자가 신체 언어 등의 단서를 놓칠 수 있는 게 매우 치명적입니다. 일반적인 시선에선 '그거 안 보인다고 뭐가 어때?' 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담하는 입장에선 내담자의 지금-여기를 파악할 중요한 단서를 놓치는 셈이에요. 


 내담자의 말을 통해 심리를 파악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말은 내담자를 나타내는 하나의 구성물이에요. 호흡, 동작, 눈 깜빡임 등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내담자의 현재가 배어나옵니다. 상담의 기능이 정서적 문제 해결, 내담자의 내적 성장 등으로 나누어 볼 때 온라인 상담의 역할은 '정서적 문제 해결' 까지인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온라인 상담에서도 고민이나 아픔에 대한 전문적인 케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내담자의 성장과 성숙을 돕는 역할까진 할 수 없다.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게 온라인 상담을 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못 합니다. 왜냐하면 절대 다수가 상담에서 요하는 건 '성장'이 아닌 '위로와 심리적 안정'이기 때문이에요. 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상담의 온라인화도 괜찮은 방법일 수 있어요.


 물론 전문성보단 사업적 마인드와 얄팍한 기법을 앞세운 고위험 자칭 상담사들이 포화 상태로 모여들 거에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진짜와 가짜를 골라낼 수 있을까 하는 내용은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죠.




© johnhain, 출처 Pixabay



 우린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을 피하고 익숙한 것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실험, 입증했던 사람들에 의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상담이 고속성장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온라인은 보다 더 생동감 있게 움직일 거고 상담계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을 일으킬 거에요.


 어쩌면 심리상담을 해주는 AI가 등장하여 어지간한 인간만큼의 심리적 위안을 주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위로와 심리적 안정 영역의 상담은 나름의 이론과 일반적인 패턴이 존재해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면 상담사들 다 굶어 죽는 거 아니냐고요? 네, 아닙니다. 정서적 문제에 따른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현 상황도 인간이 밟아가는 길목의 한 지점일 뿐입니다. 인간의 최종 숙제는 '죽음'이에요. 정서적인 문제가 충분히 케어되고 모두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면 그 땐 비로소 '성숙과 성장'의 심리학이 고개를 들 거에요.


 그 흐름을 소화할 수 있는 건 고도의 수련이 된 상담자와의 대면 상담 뿐입니다. 병든 영혼을 고치는 것과, 영혼을 건강하게 성숙시키는 건 엄연히 다른 개념이니까요.







 반디심리연구소도 다양한 노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메일을 통한 심리 코칭, 실시간 채팅 상담, 영상 통화 상담 등을 기획하여 '위로와 심리적 안정'을 도와보려고 해요.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더라고요. 그러면 애써 막으려 애쓸 필요도 없죠.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 흐름 자체를 장악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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