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심리학 #125.]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부부 간 잦은 성관계는 필수일까?
결혼은 다양한 면에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관계 전문가들이 부부 간 성관계에 대해서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부부 간의 성을 다루는 클리닉 등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궁금하네요. 부부 간의 잦은 성관계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드는 걸까요? 부부는 무조건 같이 자야할까요?
New research sheds light on men's and women's reasons for not having sex.
Posted Mar 21, 2020 Sarah Hunter Murray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myths-desire/202003/why-didnt-we-have-sex-last-night
- Sex Medicine 저널에서 발표한 연구 중 하나는 커플 간에 성관계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와 그들의 성욕, 성적 만족, 관계 만족도와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 평균 9년을 함께한 87쌍의 부부(평균 30대 초)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메일을 통해 그들이 전 날 성관계 여부와 관련 질문을 매일 주고 받았다.
-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때 이유는 자기 관련 이유(ex :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등), 배우자 관련 이유(ex : 배우자가 피곤해했다.), 공동 사유(ex : 시간이 없었다.), 기타 이유 등을 포함했다.
본 저널에선 총 174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성관계 유무, 그에 대한 이유, 그들의 성만족도 등을 체크하였습니다. 그리고 관계를 하지 않은 이유를 자기 관련, 배우자 관련, 공동의 어떤 사유로 나누어 체크하게 하였습니다. 이 결과를 종합하여 유의미한 결론을 만들어 낸 거죠.
- 40% 이상의 응답은 단순히 "성관계가 그냥 일어나지 않았다." 였다.
- 성관계를 하지 않은 여성의 가장 많은 반응은 "나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우리는 시간이 없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등이었다.
- 성관계를 하지 않은 남성의 가장 많은 반응은 "우리에게 시간이 없었다.", "내 아내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내 아내가 피곤했다." 등이었다.
- 남녀 모두 '아파서', '생리', '싸워서', '스트레스' 등을 그 외 요인으로 잡았다.
이렇다할 이유 없이 그냥 '안 하고 잤다.'는 내용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60%는 유의미했습니다. 남성은 자신의 의지가 배우자에 의해 좌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여성은 자신의 의지로 배우자를 좌절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통념과 상당히 비슷한 결과라고 할 수 있네요.
그러면 역시 여성보다 남성의 성욕이 강한 걸까요?
- 이런 결과를 남성의 성욕이 강하고 여성의 성욕이 낮다는 고정관념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도 있다.
- 여성이 부정적인 결과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더 클 수 있다.
- 성관계를 제안하고 시작하는 주체가 남성이어서 여성은 거절, 남성은 거절 당하는 경우가 반영된 걸지도 모른다.
한 달을 놓고 볼 때 관계를 바라는 남성의 비율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본 저널에선 여성이 내부 귀인을 더 잘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 했으나 정말 그런 이유일 지는 잘 모르겠네요. 통념적인 성관념에서 남성은 공격수고 여성은 문지기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관계를 맺자는 직설적인 이야기보다 자연스레 무드나 분위기를 잡으며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만약 남성이 요구할 때는 여성의 수락 여부에 따라 결정되지만, 여성의 요구는 빈도도 낮고 직접적인 요구보단 남성의 주체적인 행동을 은연 중에 유도하는 방식이 되다보니 결국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신은 성관계를 원했으나 배우자가 응하지 않았을 때 낮은 수준의 성적 만족을 경험했다.
- 이와 대조적으로 남녀 모두 공동의 이유가 있을 때는 높은 수준의 성적 만족을 경험했다. (상호 간 성관계를 하지 않기로 동의했거나, 성관계가 최우선 과제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일 때)
- 부부들이 성관계 여부에 같은 입장일 때 성적 만족도가 높아진다.
- 배우자가 왜 성관계에 관심이 있는지, 또는 관심이 없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행위의 유무보다 진솔한 성적 의사소통, 성관계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과연 잦은 성관계를 가지는 부부가 더 행복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잦든, 잦지 않든 중요한 건 부부의 성향이 맞거나 상호 합의된 성관계 약속이 있을 때였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역시 의사소통이었습니다. 내 남편이 왜 성관계에 관심이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해보고, 내 아내가 왜 성관계에 관심이 적은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둘만의 합의를 해야 합니다.
볼 꼴 못 볼 꼴 다 본 부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곤란해 할 때가 많습니다. 이는 성이란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거라는 기존의 폐쇄적인 프레임에서 왔습니다. 내 남편, 내 아내와도 나눌 수 없는 이야기라면 도대체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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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에 대해 부부 간 합의가 되지 않아 섹스리스로 발전하거나 한 쪽의 일방적인 성적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는 서로를 믿고 지탱하며 더더욱 넓어지기 위해 내린 선택이에요. 상대방이 내 마음과 맞지 않다고 해서 무작정 불만을 품을 게 아니라 대화하세요. 대화하고 답을 찾아가세요. 부부가 함께 답을 찾아가다니 그건 멋진 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