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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유튜브는 잘 안 될까?

[일기] (20.04.05.)


최근 강제 자택근무의 영향으로 고민의 방향도 상당히 바뀌었다. 업무의 3순위 정도였던 유튜브를 1순위로 올리고 매진하며 나름의 분석도 하게 되었다. 오늘은 일부 다른 유튜브 채널, 나 스스로의 통찰 등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지만 만약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혹시 도움이 되셨다고 하면 제 유튜브 한 번 들어와서 살펴봐주세요.



1. 오늘의 심리학 컨텐츠





본격적으로 진행해보자 마음 먹은 이후로 1일 1업로드를 하고 있다. 남아도는 시간을 거의 영상 편집과 인코딩에 쏟고 있어서 그런지 꾸준한 업로드에도 불구하고 비축분이 남아 있을 정도이다. 물론 다시 생업을 병행하게 되면 불가능할 거라서 미리 충분히 쌓아두겠다는 군자금의 목적도 있다.


그 노력의 영향일까? 28일 동안 구독자가 93명 증가했다. 숫자 하나하나에 이렇게 일희일비하게 되다니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이 혀 끝에 감돈다. 인기 동영상을 보면 압도적인 조회수를 차지 하는 게 오르가즘 관련 영상이다. 키워드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케이스다. 반디심리연구소엔 관심이 없다고 해도 여성의 오르가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르가즘'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클릭을 하는 거겠지.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 지를 살펴보니 명확하게 나온다. 꽤 성공적인 케이스다. 탐색으로도 들어오고, 자연스레 추천이 되었을 때 클릭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컨텐츠라는 얘기니까. 다만 끝까지 시청자를 잡아두는 힘이 있는 지는 미지수다. 끝까지 보는 게 30% 남짓인 게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잘 모르겠다.




본의 아니게 본 채널 조회수 1등을 찍고 있는 영상인데다가 상승률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성에 관련된 주제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구독자 및 조회수 상승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문제는 반디심리연구소의 정체성으로 잡은 게 '성'이 아니라 '심리'이다. 심리 관련 내용 중에 '성' 그 중에도 '오르가즘'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갔을 뿐,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이 말이지...



정리!

사람들이 자주 찾는 키워드를 제목에 배치하는 건 조회수 상승에 도움이 된다.





조회수 2위를 달리고 있는 영상은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 살펴보자.


ㅈ같은 것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라는 게시글이다.


유입의 대부분이 검색을 통해 들어왔다.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이 검색을 했을 때 상위에 뜨는 게시글이 되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신기한 건 내 제목엔 나르시시스트라는 용어가 없다. ㅈ같은 것들... 이라는 조금 더 원색적이고 유머적인 표현이 있을 뿐. 그래서 이 게시글이 상위권인 이유는 예외 경우다. 유튜브 이용자의 수요를 제대로 관통했기에 성공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높은 조회수를 이끌지 못 했을 거다.



문제는 내가 이 현상에 제대로 심취했었다는 거다. 제목이 재미있고 드립을 섞어야 사람들이 클릭을 잘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다는 거지. 그 결과 지금까지 대부분의 게시글 제목을 드립, 밈, 해학적 표현 등으로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나는 결정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현재 난 구독자 500명도 안 되는 무명이다. 제목을 아무리 재미있게 써도 단어를 제대로 쓰지 않으면 사람들이 찾아보지 못 한다.




그 결과가 이거다. 조회수가 20 남짓이다. (중간에 게슈탈트상담 같은 경우는 예외니까 제외.)


오늘의 심리학 컨텐츠는 타겟층이 일반 대중들이기 때문에 흥미 유발, 좋은 내용, 많이 찾는 키워드를 제목에 넣기 3박자가 고루 들어가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들이 그 존재 자체를 알지 못 한다면 헛수고 아니겠는가.




이렇게 보면 더 명확하다. 오늘의 심리학 컨텐츠는 시청 지속 시간이 평균적으로 3분 남짓이다. 대개 10분 정도의 재생 시간이라고 했을 때 준비한 것의 약 30%만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영상 초반에 시청자를 잡아둘 매력이 부족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리!

충성 구독자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제목은 신중하게 쓰자. 많은 이들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제목을 만들어야 모르는 사람들이 새로이 유입될 확률이 높아진다.
영상 초입에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할 유인가가 있어야 한다.






2. Bandi Class 컨텐츠



같은 유튜브라고 해도 대중성을 목표로 하는 것과 전문성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반디클래스의 경우 추구해야 하는 건 파급력보다 깊이이다. 상담학을 배우거나 상담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만큼의 정보만 담을 수 있어도 된다. 그래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나온다.



유튜브는 시리즈물의 생명력이 약하다. 시청 시간 대비 원하는 정보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많은 변수, 설정, 환경을 이해해야 하는 시리즈물은 신규 시청자를 잡아둘 수 없다. 다만 이건 흥미 위주의 아이템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컨텐츠의 정체성이 전문성이라면 매력적인 전문성은 시리즈물임에도 불구하고 유인가를 가진다. 재생목록 상위에 링크된 것이 모두 반디클래스와 관련된 내용이라는 게 이 의견을 더욱 확고히 증명한다.



반디클래스는 음,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대신 꾸준함이 생명이다.


매주 강의 듣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주 1회, 정해진 시간에 업로드. 이 원칙만 지킨다면 반디심리연구소의 컨텐츠 중에 가장 탄탄한 녀석이 될 수 있다.



정리!

전문적인 컨텐츠를 다룰 땐 시리즈물도 괜찮다. 오히려 영상 하나에 많은 정보를 담으면 부담스럽다. 짧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잘하게 나눠서 하나의 재생목록으로 모아넣는 게 나을 것 같다.






3. 사회심리 온라인 컨텐츠



최근 시작한 컨텐츠다. 그래서 눈에 보일만한 분석을 할 수 없었다. 일단 시작으로 올린 영상은 대략 이랬다




처음에 조회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했을 때 화질 문제다. 1920x1080 으로 제작하는데, 촬영본도 1920x1080으로 했더니 영상을 확대하면 화질 깨짐이 너무 심하더라. 아직 업로드 하지 않았지만 이미 제작 완료해놓은 2편은 영상 자체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화질 깨짐에 어느 정도 방어를 했다. 조금 더 높은 화질을 마련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이건 현실적인 문제랑 부딪힌다. 그 정도의 고화질 영상을 편집작업할 수 있는 PC가 아니다.


내가 진행하는 모든 컨텐츠의 공통 특징이다. 나는 고급 과자보단 뿌셔뿌셔 같은 사람이다. 싸고 투박한데 막상 먹어보면 맛있는. 저투자 고퀄리티를 위해 혼자 이것저것 가내수공업하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PC 업그레이드는 음... 원하는 바지만 지금 내 상황에선 죄송, 포기염ㅎㅎ



사회심리 온라인 컨텐츠가 유튜브의 대세적인 목적에 가장 걸맞다고 생각한다.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개그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심리학적인 지식을 담고 있기에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만들 수 없다. 요컨데 요리왕 비룡이 마을회관에서 무료 급식소를 열어서 동네 잔치를 연 것이다. 누구나 접할 수 있지만 그 맛을 쉽게 따라할 수 없다.


비룡이 마을회관에 나눠드릴 음식을 정할 때 최고급 푸아그라를 내놓는 것과 바지락 칼국수를 내놓는 것 중 어떤 게 만족도가 높을까?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는 건 바지락 칼국수 쪽일 거라 예상한다. 대중적이고 가벼운 것일 수록 익숙하고 친근해야 한다. 내려놓을 부분은 과감히 내려 놓아야 한다.


조금 더 해봐야겠지만, 사회심리온라인 컨텐츠에 애정이 많다. 오히려 이게 나의 평상시 유쾌함과 맥이 닿아있다.



정리!

접근성을 위한다면 내려놓아라. 쉽고 대중적인 것일 수록 진지함과 전문성은 뒤로 숨겨라.






4. 새로운 컨텐츠



반디심리연구소의 정체성은 '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심리학을 소개한다.' 이다. 부차적으로 '형아쌤'이라는 캐릭터가 있고, '다양한 특파원'이라는 캐릭터들이 있다. 그러니 형아쌤이라는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도록 함과 동시에 반디심리연구소의 정체성을 꾸준히 지켜나가야 한다.


이 정체성은 자연스레 n가지의 경로를 제시한다.



1) 상담 심리학을 설명할 수 있음.


- Bandi Class의 경우.


- 확고한 타겟층이 세부적으로 결정 되어 있음 (상담 공부를 하려는 학생 및 전문가)


- 키워드, 제목이 흥미롭지 않아도 비교적 노출도, 시청시간 지속이 높음. (충성도 높은 구독자들이 있기에 가능)


-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없지만 꾸준한 업로드만으로도 점진적인 채널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음.




2) 생활 전반의 심리현상을 소개할 수 있음.


- [오늘의 심리학]의 경우.


- 일반 대중이라는 다소 모호하고 광범위한 타겟층. 내용 또한 넓은 편.


- 다른 컨텐츠로의 유입보단 단일 컨텐츠로써의 매력을 키워야 시청 시간 지속을 높일 수 있음.


- 유사한 성질의 다른 영상을 중간중간 태그시키는 전략을 통해 구독 및 충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


-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 궁금한 방향을 캐치하기 위한 소통 창구를 다져나가고 피드백에 즉각 반응할 수 있어야 함.




3) 쉽고 재밌게 심리를 다룰 수 있음.


- [사회심리 온라인]의 경우.


- 유튜브를 가십거리로 즐기며 게임을 즐기는 대상을 타겟층으로 함.


- 심리를 모르는 사람도, 심리에 관심 없는 사람도, 심리에 관심 있는 사람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도 쉽게 웃으며 접할 수 있는 오락용 컨텐츠이므로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야 시청 시간 지속을 높일 수 있음.


- 전문성이나 진지함을 드러내는 순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애당초 허술하고 빈틈 많은 지식으로 전달.


- 관련 영상 하나만 주목 받더라도 다른 영상들이 아울러 떡상 가능성이 가장 큼.




4) 심리학 전공자, 상담 전문가만 알 수 있는 사실들이 있음.


- 아직 진행 중이지 않음




5) 실제 상담 컨텐츠


- 아직 진행 중이지 않음




3가지 컨텐츠를 동시 다발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우지 못 하고 있는 빈틈이 있어보인다.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가의 세상'이 그것이다. 사실 많은 심리 전문 채널을 살펴보면서 느낀 건 '지식'보다 '공감'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만약 지식을 담고 있다면 전략은 이거


1) "야, 너 이거 궁금했지? 내가 알고 있는 거 알려줄게."

2) "야 이거 알아? 생각해보니 궁금하지? 여기 오면 알 수 있어."



사실 2) 전략은 [오늘의 심리학] 컨텐츠에서 해야 한다. 제목을 보다 더 구미 당기게 만들고 영상 초반에 궁금증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1) 전략은 현재 내 채널에서 약하다.



추후 반디심리연구소 채널이 심리 전문 채널로써 자리를 잡을 때 사람들의 공감대를 지식적으로 자극하는 건 필수적일 듯. 그래서 고민하다보니 나에겐 이런 무기가 있더라.


https://brunch.co.kr/magazine/dontcomepsy




이 매거진 글 중 하나는 브런치 내에서도 조회수 7위를 찍고 있다.



다른 게시물들도 준수한 조회수이다. 단순 글 포스팅에서도 이런다면 영상화했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본 매거진에서 다루려고 했던


1. 심리학에 대한 오해

2. 상담과 상담사에 대한 오해

3. 상담 업계의 필터링 없는 현실

4. 상담가가 되려면 꼭 알아야 하는 주의점, 팩트 폭행

5. 여기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현실

6.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상담 이론 소개

7. 댓글 Q/A



이게 다 컨텐츠겠지. 그래서 이 역시 영상화 작업을 시작해보려 한다. 제목도 엄청 대중적으로 지어야지.


[당신이 알지 못 하는 심리상담의 모든 것] 이 정도면 되려나? 물론 어그로다. 내가 어떻게 심리 상담에 대해 다 알겠냐마는 일반 대중, 심리학 초심자들보단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 딱 그 정도의 정보로 시작해보겠다.






5번 컨텐츠는 어떻게 할 거냐고? 일단 그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나서 할 예정이다. 아는 선생님과 기획 중인 심리극 위클리 프로젝트가 있다. 그것을 채널에 올리는 식이 될 거다. 물론 이 정도로는 안 되니까 구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이벤트 형식으로 해볼까 한다.



앞으로 만들어질 반디심리연구소의 모든 영상 초입에는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 부탁과 함께 반디심리연구소 채팅상담 1회권 (양도가능) 이벤트가 명시될 예정이다. 조금만 더 상업적이고 직접적인 활로를 뚫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각 컨텐츠는 주 1회 사이클로 돌리고 오늘의 심리학 컨텐츠만 사이사이에 끼워넣는 식으로 해야지.


지금 생각하고 있는 플랜은 대략 이렇다.





우와, 말도 안 돼. 쓰고나니 미친 일정이다. 이제 실제로 해보면서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접해보고 선택과 집중을 해가야지.



아,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시청 많이 해주시면 선택 없이 이 모든 컨텐츠 다 보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세상에 필요한 저의 능력을 더더욱 많이 남길 수 있도록 도와줄 거에요. 힘내볼테니 따뜻하게 지켜봐주시고 응원도 부탁드려요.


혹시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댓글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반디심리연구소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gnbuQ-A59fsMkWTGn-GV2w/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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