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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 마셨습니다. 하지만 방역 하나만 기억해주..

[반디성장일기 20.05.09.]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술 한잔 마셨습니다... 일정이 잘 안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방역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다해 전합니다.
방역이 별로 일수있습니다.
대다수가 고민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대학 이후로 소주를 1병 이상 마셔본 적이 없다. 애초에 그닥 술을 즐기지 않는다. 맛도 없고 비싸고 머리 아프고 다음날 속 안 좋고.


그런데 어버이날과 겹쳐 장인어른과 식사하다가 꺾지도 않고 줄창 마셨다. 속상할수록 나를 깎아내는 방향의 대처는 안 하려고 하는 편인데 (난 우울할수록 입맛이 없어진다. 몇날며칠 안 먹어도 밥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그래서 큰 위기 이후엔 항상 살이 빠진다. 개꿀...?) 자리가 술 마실 상황이 되고나니 잠시 흐트러졌던 듯.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알았다. 소주 두병 반을 마셨다는 걸.





2월에 진행했던 안전심리교육에서 강사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우린 흔히 안전한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안전은 불편하고, 돈이 많이 들고, 
당연하지 않은 개념이다.
우리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그게 당연해서가 아니라 단지 운이 좋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과속 차량이 사고가 나지 않는 이유는 운 좋게 그 곳에 도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음주 운전을 하면 사고가 나는 게 당연하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그건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지금 같은 시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뿐이다.



불교에 연기사상이 있다. 어느 것 하나 독립된 게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나의 상담관, 인간관도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나 하나의 마음이 결국 세상으로 번진다. 그치만 어려운 얘기니까 각설하고...


행동 차원에도 연기사상이 적용된다. 내가 편한만큼 누군가는 불편하고 힘들다. 그래서 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면서도 괜스레 죄송하고 미안했다. 단지 생계가 막혔을 뿐, 코로나19 방역의 일선에 있지 않다는 부채감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거였다. 개개인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딱 그거 하나였다. 유일한 방법이었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https://youtu.be/2WCqFvc4A1o





 이 영상을 만든 것도 그런 의미였다. 직접 다양한 SNS에 공유를 할 정도로 열심히 홍보했으나 조회수 660 정도에 그쳤다. 음, 속상했다. 그래.


 아마 이번 집단 감염 사태가 신천지 사태만큼 5,000명 이상의 확진 사태를 만들진 않을 거라 예상한다. 겨우 두 달이지만 그 사이에 한국의 검사 속도, 질본의 추적 노하우, 개개인의 방역 의식 등이 차원을 달리할 정도로 높아졌다. 그러나 1,000명 이상의 추가 확진 사태가 일어날 것이며 생활 속 거리두기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로 접어들고, 관공서 일상화는 두 달 이상 늦춰질 것 같다.



 가장 걱정되는 건 의료진들의 소진 문제이다. 클럽을 다니는 젊은 층은 무증상 감염자가 되어 이곳저곳 감염을 시킬 수 있다. WOW의 오염된 피 사태와 비슷하다. 자기는 HP가 깎이지 않지만 마을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난 31번 환자, 용인 66번 환자, 신천지 전체 또는 당시 클럽을 이용했던 이들에 대한 비난을 하고 싶지 않다. 조금씩 고개를 들었던 모두의 안일한 의식이 '언젠가 생길 일'을 만들었을 뿐이다. 우리는 운이 좋았던 거고, 이태원 클럽에서 당연한 일이 일어난 거지.


 그렇지만 아무래도 속상하다. 간절히 바랐다. 운이 좋기를. 당연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래서 재난을 겪고 있는 모두의 상황이 개선되기를, 아울러 나도 다시 경제 생활을 재개할 수 있기를.



 천운은 따르지 않았다. 속상했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마냥 누워만 있었다. 머리가 지끈지끈해서 할 수도 없었지만 간만에 미칠듯이 무기력해서 할 수가 없었다.


 화가 나거나, 탓하고 싶거나 이런 마음보단 그냥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이 정도밖에 못 해서.




자, 이번주도 정리는 해야지. 반디심리연구소의 새 소식 알립니다!



 1. 유튜브 관련



 1-1) 구독자 600명 돌파





 반디클래스 매운맛의 영향일까? 침체기를 겪던 채널에 급작스레 구독자가 늘었다. 하루에 10명 이상 늘었던 날은 무척 기뻤다. 무엇보다 매운맛 영상 제작은 정말 재밌다. 단전에 잠들어 있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 시원하고 후련하다. 비정기 연재가 목표지만 주에 2회 정도는 올리고 싶다.




 1-2) 공모전 응모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936793779




 2020년 1인 미디어 창작그룹 육성 사업에 공모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마감이 5월 10일까지다.


 반디심리연구소 채널의 중장기적인 전망까지 정리해서 접수 완료! 최종 선발 날짜가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5월 내에 된다고 하니 두근두근 기대 중이다. 전국에서 150팀이니까 가능성이 그렇게 많아보이진 않지만... 형아쌤이 나름 좋은 브랜딩이지 않나?





 2. 집단상담 다시 시작!



 2-1) 프로그램하고 왔다.


 저~~~~~~엉말 간만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몇 달간 포스팅 없었던 활동 기록란에 드디어 써넣을 게 생겼다는 말씀! 사실 실전이 너무 오래 되어서 나답지 않게 두근두근 긴장이 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내일 정도 포스팅을 할 생각.



 2-2) 학교 일정 확정...?


 등교 개학 시기가 확정이 된 날 정말 바빴다. 등교와 함께 바로 투입되기로 약속된 학교들이 있다. 일정을 잡으면 취소되고, 다시 잡고, 또 취소되고의 연속이었는데 이번에야말로 가능하겠구나! 하며 일정을 잡았다. 프리랜서의 특성 상 기관마다 연속성 있게 시간을 잡아야 하기에 항상 시간표 테트리스를 해야 하는게 고역이다. 다 마치고나니 7월 중순까지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풀스케줄, 심지어 9월과 11월까지 어느 정도 일정이 잡혔다. 하나하나 채워지는 일정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두둑했는지!


 하아... 다시 취소될 수 있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겠지만...



 2-3) 공모전 탈락


 위에 공모전 응모했는데 왜 갑자기 공모전 탈락?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 프리랜서의 매일매일이 공모전 응모다. 작년에 했던 삼삼오오 인문실험과 연계 되어 진행하는 자그마한 공모전이 있었다. 도서관 한 곳과 연계하여 나름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결과적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사실 합격 확률이 높을 거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이름이 없는 걸 보니 꽤나 찝찝했다. 뭐, 다시 해나가면 되지. 어떻게 성공만 하겠나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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