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의 시상식 폭력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36636.html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가 코미디언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전대미문의 사건이었기에 외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대해 문화권마다 해석이 다름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차치하고, 이 폭력만 놓고 보자.
미국은 과거 래리 플린트가 제리 폴웰에게 공개적으로 날린 패드립이 표현의 자유와 얽히며 무죄가 된 판례를 계기로 짓궂은 농담에 매우 관대한 나라가 되었다. 공개석상에서 하는 외모 비하, 장애인 비하, 패드립 등도 표현의 자유이기에 어지간하면 오케이이다. 이른 바 나쁜 농담에 너도 나도 웃으며 "Why so serious?" 한다.
그런 문화적 배경에서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가 삭발한 것을 농담의 소재로 썼다. 익숙한 웃음 환경이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83
소위 나쁜 농담. 이에 대한 연구도 있을 정도이다.
크리스 록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Katagelasticism 이었다. 그의 목적은 웃음을 빙자한 우월감이었다. 설령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에선 안 그랬을 지 몰라도 이미 다양한 삶에서 고착화 되었을 것이다.
반면 윌 스미스는 자신의 아내가 Gelotophobia 일 거라 생각했다. 탈모로 인한 삭발인데 그것을 농담의 소재로 쓰는 게 아내에게 깊은 상처를 줄 거라 여겼고, 이에 폭력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아내를 보호했다. 그 보호가 정말 아내를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내의 삭발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는 윌 스미스의 무의식이 발현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물론 그 베이스는 가족에 대한 보호와 사랑이지만.
권위적 우월감에 영향 받지 않은 사람은, 혹은 자기 역시 권위적 우월감에 젖어 있는 사람은 이 사건을 보고 윌 스미스를 비난할 것이다.
반면 놀림 당하는 일에 민감하고, 가족 이슈의 피해자에게 동일시한 사람은 윌 스미스를 옹호할 것이다. 정의로운 행동으로 보겠지.
내 눈으로 보면 음... 둘 다 잘 한 거 없다. 다만 겹치지 않는 영역인지라 해석의 여지가 생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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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도 최근 유튜브에 참으로 치기 어린 댓글이 올라왔다.
무엇에 이리 분노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외모를 가지고 놀리는 행위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전형적인 Katagelasticism 으로 보여진다.
어쩌나... 난 내 얼굴이 못 생겼다는 내용으로 강의에서도, 집단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사람이다. 딱히 불쾌하지 않다.
그치만 나도 아직 멀었다 싶은 건... 이런 악의를 포용으로 감싸기보단 어떻게든 조롱으로 돌려주고 싶어진다는 점.
댓글 받자마자 신나져서 '어떤 드립으로 맞받아칠까?' 고민하는 내 모습에 깃든 공격성을 발견했다. 그래서 좋은 드립 다 넣어두고, 그냥 하트와 축복을 넣어주었다. 진심으로 이 친구가 행복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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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은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다.
상담사라고 딱히 대단할 거 없다. 그냥 매일 같이 내 거울을 깨끗이 닦다보면 누구라도 될 수 있다. 훌륭한 상담사.
나는 아직 정진 중인 햇병아리일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