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집안일로 싸우지 않을 수 있는 심리학

[오늘의 심리학 #262.]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그럼 부부 간에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당연히 사랑이죠. 혹시 망설이신 분 있나요? 아이구... 사랑이 식으셨을까요? 아니면 사랑을 가로막는 다른 커다란 장애물이 생기셨나요?

 만약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해합니다. 결혼은 사랑뿐만 아니라 다른 가치 또한 챙겨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니까요. 무엇이 있을까요? 신뢰, 경제, 양육관, 대화, 섹스... 그 외에도 셀 수 없이 많겠죠.


 근데 의외로 많은 부부가 어려워하고, 갈등하다가 결국 헤어지기도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집안일입니다. 성격 차이, 생활 태도 차이에서 기인한 건데, 집을 공유하고 있다보니 내 집을 계속 상대방이 망치는 것 같잖아요. 나 혼자 하는 것도 유분수지 언제까지 참고 양보하라는 거죠?

 이런 분에 넘치는 하소연이 귀에 생생하네요. 많은 부부들이 이 시련을 넘지 못 하고 등을 돌리고 대화를 포기합니다.


 집안일로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생활심리학 아니겠나요?

 좋은 저널이 나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총 5가지 단계로 평화로운 집안일을 알려주네요.


1. 파트너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라.
 - 관계 내에서 의사결정을 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한 쪽은 덜 편안할 수 있다.
 - 이 때 덜 편안한 사람이 두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결정 또한 내리지 못 한다면 이후 결정과 실행에 대한 자신감이 훨씬 더 낮아진다.
 - 상대방 의견 없이 최종결정을 내리는 데에 긴장하고 있다면, 명확하게 명시하라. 둘이 논의할 내용인지 아니면 혼자 결정해도 될 일인지를

 빠른 사람이 있다면 느린 사람이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나의 의사결정에 누군가가 영향을 받을수록 결정을 망설이는(그래서 겉으로 보기엔 느려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A : 점심 뭐 먹을까? 자기 먹고 싶은 거 없어?

 B : 어... 나는 아무거나 괜찮아. 자기 먹고 싶은 거 먹자.

 A : 왜 자기는 맨날 아무거나 괜찮대? 먹고 싶은 걸 얘기하라고.

 B : 글쎄... 어... 자기 어제 점심 중국집에서 먹었다고 하지 않았나? 저녁은 찌개 먹었고... 어... 그러면 일식이나 분식쪽으로 가야하나? (슬쩍 표정 읽더니) 아닌가? 분식 별로야?


 여기에서 A는 '네가 먹고 싶은 걸 먹자.' 라는 간단한 질문을 했으나 B는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왜냐하면 혼자 먹는 게 아니라 A와 함께 먹을 점심이기 때문이죠. 아마 A 없이 혼자 먹는 점심이었다면 별다른 고민 없이 또는 부담 없이 결정할 수 있었을 겁니다. 즉, 느린 결정에는 그 나름의 배려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를 알았다면 A의 행동을 명확하게 바꿀 수 있겠죠.


 Type 1. 상관 없음 알려주기 : 나 오늘은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거로 먹고 싶어. 정말 괜찮으니까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Type 2. 그의 가치 또한 존중하기 : 점심 먹자. 먹고 싶은 거 없으면 나 먹고 싶은 거 말한다? 혹시 너무너무 싫다 싶으면 얘기해줘. 알겠지?

 Type 3. 만약 상관이 있다면 : 나는 돈까스, 초밥, 순대국밥이 먹고 싶어. 자기 이 중에 가장 먹고 싶은 거로 먹으러 가자.


 물론, 겉으로만 배려이고 결국 A 마음대로 할 거라면 괜히 눈치보게 하지 말고 그냥 고르세요. 그거 배려 아니니까요.


2. '해야 할 일'과 추측을 내려놓으라.
 - '내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아야 스스로 바뀌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 또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해야만 그게 당신에 대한 사랑 표현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 '해야만 한다.', '반드시' 를 내려놓으면 해결 방법에 대해 더 창의적으로 개방적인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부부 간에 약속을 정해놓고 지키면 참 좋겠지만, 약속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가 요리를 할테니 B는 설거지를 한다.' 라는 약속을 했다고 하죠.

 근데 B가 급한 마감이 있어서 밥을 먹은 후 설거지를 안 하고 일부터 합니다. A는 조금씩 부글부글해져요. '분명 그렇게 약속했는데 나만 지키고 본인은 지키지도 않네?' 싶어 기분이 상합니다. 이후 B가 일을 마치고 나와 설거지를 합니다. 이미 A는 기분이 나빠졌어요. 이제서야 괜히 눈치보고 어거지로 하는구나 싶습니다. B 역시 이를 눈치채고 억울해합니다. '내가 놀았어? 바쁜 일 있으면 좀 유도리 있게 하면 되지. 그 잠깐을 못 참냐고.'


 여기에서의 문제는 융통성 없는 Must/Should be 입니다.

 사람마다 마음의 속도와 우선 순위가 다르기에 '반드시 이렇게 해야 했는데' 라는 마음은 금새 한 쪽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거든요. 차라리


 Type 1. 약속을 깰 때는 양해, 언제 할 건지 명확히 하기 : B가 A에게 "나 지금 해야하는 급한 일이 있어서 1시간만 있다가 설거지 해도 될까?"

 Type 2. 새로운 타협책 만들기 : A가 B에게 "바쁘면 설거지 내가 할테니까 일 끝나고 나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와~ 같이 먹자"


3. 문제를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로 취급하라.
 - 서로의 구체적인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면 솔루션 또한 창의적이 된다.
 - (연인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는 다음 포스팅에 소개하겠습니다.)

 '도대체 왜 이 사람은 이걸 안 하지?' 라는 불만이 '이 사람은 어떤 이유로 이게 힘들까?' 라는 관심으로 바뀌면 불만이 호기심으로 바뀝니다. 호기심은 곧 이해를 만듭니다.

 이해란 두 가지입니다. '나라도 그러겠다.', '나는 안 그러겠지만 너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왔다면 서로의 허용선을 바탕으로 가장 적절한 타협 또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앞선 두 단계가 잘 되어야만 가능하지만요.


연인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 https://brunch.co.kr/@3fbaksghkrk/533

 

4. 이미 하고 있는 패턴을 발견하라.
 - 어떤 모습으로든 두 사람이 하고 있는 패턴이 있다.
 - 잘 작동하는 협동 시스템을 찾았다면 그게 다른 작업에도 동일하게 작동하는지 실험하라.

 어쨌든 상호관계를 하고 있다면 둘 사이에 정해진 루틴이 있어요.

 치약을 꼭 뒤에서부터 짜야하는지 그런 거 둘 다 상관 안 하는지. 물 마신 컵을 그냥 놔도 되는지 씻은 후 걸어놔야 하는지, 신발을 벗어서 가지런히 놔야 하는지 아닌지, 식사 시간이 일정한지 아니면 유동적으로 기분 따라 바뀌는지 등 정말 많은 부분에서요.

 그런 상황마다 나는 어떤지, 상대는 어떤지를 안다면 그게 기능적인지 역기능적인지도 보이겠죠? 기능적인 부분을 최대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요?


5. 특정 작업을 강점과 가치 표현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라.
 -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과 가치 표현으로 볼 때 일을 더 좋아한다.
 - 파트너가 가지고 있지 않은 가치를 억지로 밀어붙히지 말라.

 앞선 모든 과정에 꼭 필요한 마인드가 있습니다.

 '절대로 내게 중요하다고 상대방에게도 중요하지 않음을 인정하라.'

 '요청은 가능하나, 강요는 불가능하다.'


 잘 한 것에 칭찬하되 못 한 것은 격려합시다.

 수많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법칙은 '처벌은 동기가 될 수 없으며 행동 변화 또한 되지 않는다.' 이니까요. 행동 변화의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이 스스로 그것을 하고 싶게끔 하는 것.' 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은 어떠한가요?

 집안일에서 평화로우신가요?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나요?




* 출처 자료


How to Deal With a Lazy Partner

If you're not happy with your division of labor, try finding creative solutions.

Posted March 31, 2022 |  Reviewed by Vanessa Lancaster | Alice Boyes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in-practice/202203/how-deal-lazy-partner 


매거진의 이전글 형제/남매/자매 관계를 나쁘게 하는 10가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