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을 통해 보는 '연륜의 매력'
이번에 논해볼 영화는 바로
<인턴> 입니다.
본 리뷰에는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시기에 문제는 없겠으나, 혹시 불편하신 분은 페이지를 뒤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형아쌤의 반짝 평점
참신성 : ★★★★☆
(소재 자체의 참신함이 매력적이나, 전개는 아쉽습니다.)
몰입도 : ★★★☆☆
(120분이 넘는 런닝타임이 금방 지나가지만, 에피소드 간 연개성은 그닥..)
메시지 : ★★★☆☆
(초반의 메시지와 결말의 메시지가 자연스레 섞이지 못 하는 느낌입니다.)
심 리 : ★★★☆☆
(외국이기 때문일까요. 이해는 가나, 공감은 쉽지 않습니다.)
전 체 : ★★★☆☆
(로버트 드 니로 짱짱!!)
대략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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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입은 악마를 벗어난 '앤 해서웨이',
수트 입은 70세 인턴 '로버트 드 니로'를 만나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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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영화 소개에 적혀 있습니다.
시작이 80%를 담고 있는 영화! 이미 그 시작만으로 할 얘기가 너무 많은 영화!
그래서 그 끝이 참 아쉬운 영화 <인턴>
시작합니다.
1. 인턴, 한 스푼!
사실 이 영화의 핵심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포스터는 외국 포스터입니다.
한 번 보고 가실게요.
대충 해석하자면 경험은 연륜에서 비롯된다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노트북 전원 하나도 켜지 못 하는 노인이 뭘 할 수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아무 것도 시키지 않던 회사 사람들이 하나 둘 벤(로버트드니로)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얻습니다.
그 과정에서 벤은 어느 덧 회사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리죠.
모두가 자기 일에 치여 다른 것에는 신경쓰지 못 할 때 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출근하여 책상 정리를 하고, 운전 기사를 자청합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공을 자기만 독식하지 않고 주변의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상사의 믿음, 동료의 인망 모두를 얻게 되죠.
이 모든 것이 젊은 이에게는 신기, 존경.
이 모든 것을 그대로 담아낸 대사가 바로 줄스의
"당신은 어떻게 모든 순간에 제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할 수 있죠?"
에 녹아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턴>을 보면서 교직을 퇴직하신 한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는 나이 어린 사람들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배울 것이 있었고,
그래서 존경심이 뒤따랐어.
그런데 요즘은 그 지혜를 인터넷이 더 잘 말해줘.
그러니 오히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들이 많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나이 많은 건 멍청하고 답답하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
제 주변 어르신 분들도 이 이야기에 참 많은 공감을 하시더군요.
문화 심리학 용어 중 '후형성문화'와 '전형성문화'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후형성문화는 변화가 느린 문화입니다.
일차적으로 아동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어른들의 영향으로 사회화가 나타나는 문화이죠.
이런 문화에서 어른들은 '성공적이고 유능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전형성문화는 변화가 빠른 문화입니다.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어른들에게 문화적 지식을 가르칠 수도 있는 문화죠.
<문화와 심리학 제 5판; 박학사 출처>
사실 옛날에는 며느리가 잡채를 만들어야 하는데 모르겠으면 시어머니에게 그 방법을 물어봤으나,
요즘 같이 인터넷 켜면 레시피 나오고 TV 켜면 유명 셰프들이 나오는 시대에 그런 것은 많이 줄었겠죠.
어쩌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고요.
그러다보니 어쩌면 우린 '연륜'의 중요성을 점점 잊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벤에게 업무적인 고충을 상담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사이가 냉랭해진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되돌릴 수 있는지,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상사에 대한 서운함,
홧김에 부모님께 실수한 후 뒤처리에 대한 혼란,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가정 내의 고충까지.
이렇게 살에 맞닥뜨리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은 인터넷에서 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연륜이고 이 연륜의 대명사가 <인턴>에 나오는 '벤'인 것이죠.
사실 형아쌤의 어머니도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 합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마우스를 움직이는 방법을 몇 달동안 가르쳐줘도 도무지 이해하시지를 못 해요.
그래서 그걸 가르쳐주는 과정에 굉장히 답답하고 심지어 성질까지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마우스 하나 잘 돌리지 못 하는 어머니이지만. 하지만.
살면서 힘들고 막막한 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어머니입니다.
교육도 저보다 덜 받았고, 이렇다할 직업도 가지지 못 한 어머니이지만
저보다 30년을 더 겪어오고 살아왔다는 그 인생 교과서의 두께를 저는 지금 감히 짐작도 하지 못 할 정도니까요.
물론 벤이라고 세상 모든 일에 능통하고 현명하고 이성적인 것은 아닙니다.
벤 역시 혼란스럽고 성질을 낼 때가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 앞에 자비와 관용이라는 무기를 닦아나가는 존재.
그것이 바로 '나이'이고 '연륜'이겠지요.
하루하루 늙어간다고, 주름이 늘어간다고 슬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만큼 난 성숙해진 것이니까요.
벅찰 정도로 힘든 일이 생겼다고 포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만큼 난 성숙해질테니까요.
이미 다 알았다고 교만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만큼 난 더 성숙해질테니까요.
인생의 달인이 된 새내기 인턴과 성공의 달인이 된 젊은 CEO의 절로 웃음나는 휴먼코미디영화
를 원하시는 분은 이 영화 한 편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