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21화)

단 한 사람을 위한 문답

by 씨킴



소중한 사람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단 하나뿐인 사람'이라고 했다.


그에게 어떤 사람이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나에게 둘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문답]


​강변의 가로등이 드문드문 빛을 뿌리는 밤이었다. 낮 동안의 소음은 물결 아래로 가라앉았고, 벤치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풀벌레 소리만이 조심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지안은 곁에 앉은 그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슴속에 오래 묵혀두었던 질문을 툭 던졌다.


​"당신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에요?"


​너무나 흔하고 막연한 질문이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잠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듯 침묵하던 그가 지안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대답했다.


​"단 하나뿐인 사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수만 명의 인파 속에서도, 수천 번의 계절이 바뀌어도 대체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선언 같았다. 지안은 가슴 언저리가 몽글몽글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번엔 그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되물었다.


​"그럼, 나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지안의 차가워진 손을 감싸 쥐었다.


​"나에게 둘도 없는 사람."


둘일 수도, 셋일 수도 없는 존재. 세상의 그 어떤 좋은 것들을 가져다 놓아도 그의 자리만큼은 채울 수 없다는 확신이 그 짧은 문장에 실려 있었다. 지안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밤바람이 조금 차가워졌지만 마음만큼은 난로 앞에 있는 듯 뜨거워졌다. 마지막으로 지안은 가장 궁금했던 것을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는 당신은... 나를 정말 어떻게 생각해요?"


​질문은 점점 깊숙한 내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감싸 쥔 지안의 손에 힘을 주어 고쳐 잡더니,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을 다루듯 나직하게 읊조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그것은 단순한 형용사가 아니었다. 지안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의 세계를 지탱하는 가장 큰 가치라는 고백이었다. '소중하다'는 평범한 단어가 그의 입술을 거쳐 나오자, 지안의 온 세상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의 물음은 필요 없었다. 세 번의 질문과 세 번의 대답. 그 짧은 문답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영혼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밤은 깊어갔지만, 두 사람을 감싼 온기는 세상 그 어떤 빛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구부러진 등(2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