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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왕자 Aug 23. 2023

거북목 우리 아이들

‘거북목 증상’ 예방 사춘기 생활백서

                      

                               목차


01 거북목으로 진화한 우리 아이들.

02 사춘기 / 질풍노도(疾風怒濤) / 주변인  

03 거북목 증상예방 사춘기 생활백서  




               거북목으로 진화한 우리 아이들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인류가 마우스를 계속해서 오래 만지다보면 3천만년? 후에는 물건을 잡는데 꼭 필요한 엄지손가락과 클릭을 위한 긴 손가락 2개만 남는다고...

심지어 인간의 오감(五感)중에서 많은 정보를 시각에 치중하다보니 눈이 지금보다 훠얼씬 커져서..

이마 쪽으로 확대되어 눈이 왕망울 만해 진다고 ?

이런 스토리를 접하고 박장대소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웃을 일이 아니고... 이거 장난이 아닌데 ?     


용불용설(用不用說) 이란 말이 있다.   

프랑스의 진화론자 J.라마르크(1744~1829)가 주장한 진화 생물학 이론에 따르면 생물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 한다고 했는데 생물이 살아있는 동안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획득한 형질이 다음 세대에 유전되어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물론 20세기에 들어 멘델의 유전법칙이 발견된 후 유전자의 역할이 밝혀지면서 J.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모호해졌지만 그래도 그의 말에 설득력이 있다. 어찌하여 시대는 21세기인데 4구체 고대가요 ‘구지가(龜旨歌)’의 주연배우 거북이가 출연 하는가 ? 참으로 기괴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이 이름하야 ‘거북목’ 이다.          


‘거북목 증후군’ 이란 ?      

거북목 증후군(forward head posture)은 전체 7개의 목뼈가 스프링처럼 정상적으로 휘어져 있는 가운데 머리가 숙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목이 앞으로 쑥 돌출된 상태로 애꿎은 거북이가 덩달아 욕을 먹고 있다. 이러한 거북목 자세는 모바일과 잠시라도 헤어질 수 없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다. 지남철처럼 뗄 수 없는 동거를 하고 있는 사춘기는 그야말로 모바일 is My Life 이다. 그렇다면 현대문명의 걸작인 모바일은 축복인가 ? 재앙인가 ?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호모 사피엔스가 손의 자유를 얻게 되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 이래 인간은 모바일을 탄생시킴으로써 모바일을 생활화하는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로 진화되었다. 만사형통 모바일은 인간 감각의 확장과 소통 체계로의 변화를 이끌었으며 편리함의 최대 장점은 ‘거북목’ 이라는 고통의 부작용이 수반되었으며 그 대상이 사춘기 아이들의 기호와 습성과 맞아 떨어져 찰떡궁합이 되었다.      


                            사춘기(思春期)     


여러분의 가정에 분명 호적등본 세대주 아래 포함되어 있는 식구는 식구인데.... 집에 잠시 몸만 기거하는 동포가 있을 것이다. 바로 사춘기(思春期) 아이들이다.      

도저히 대화가 안 되어, 도무지 말을 안들어, 완전히 지멋대로라, 아예 고집불통에 오히려 감정이 폭발해서 사이가 더 안 좋아질까봐 방에 있는 사춘기 아이와 거실에 있는 부모님이 핸드폰 *톡으로 대화한다는 얘기는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2차 성징(性徵)이 나타나 신체적 성장이 마음을 앞지르게 되어 더 이상 품에 안고 다니던 그 사진속의 아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며 어느덧 키도 몸도 훌쩍 커졌다. 서글픈 일이다. 서랍속의 10년 전 사진을 꺼내 해맑은 웃음을 짓는 아이의 얼굴을 대할 때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부모 본인도 사춘기를 겪었다. 그래도 저러지는 않았다. 이건 어떻게 어떤 말로 표현되어야 하는지... 그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우리 집에는 통하지 않는 원칙이던가 ? 답답하다. 답답함이 허공에 메아리친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다.      

이 말은 미국의 심리학자 그랜빌 스탠리 홀(Granville Stanley Hall, 1844~1924)이 1904년에 발간한 저서 청소년기(Adolescence)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때만 해도 청소년기라는 개념을 잘 몰랐고 아동기가 끝나면 곧 성인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랜빌 스탠리 홀은 아동기에서 성인기 사이에 있는 청소년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청소년기를 감정의 혼란과 반항의 시기로 언급하면서 이를 거친 바람과 성난 파도에 비유하여 질풍노도의 시기(a time of storm and stress)라 표현하였다.  

   

그렇다. 사춘기(思春期)는 어린이와 성인사이에 동시에 속해 있어 양쪽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 어느 쪽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하는 주변인(周邊人) 인 것이다. 그래서 거친 바람과 성난 파도처럼 변화가 심하고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불안정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알에서 깨어 나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의 아픔과 고통이 따른다.      

더 이상 사진속의 그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들이 하루라도 빨리 깨우치고 깨달아야할 진리이다. 마음이 무척 아프지만 그래도 더 이상 품안의 자식이 아니라.... 세상에 당당히 머리 깨지고 마음 상할 준비를 하고 있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에밀 싱클레어처럼 알에서 깨어나 비로소 성년이 되어가는 것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본다는 것은 참 긍정적인거야.

뭔가 꿈틀대고 있는 거거든     

아이들 맘대로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무엇하나 뜻대로 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공부해도 멀어져가는 성적이 그렇고 참을 수 없는 졸음과 쌓이는 피곤이 그럴 것이고... 무엇보다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사고 싶고 놀고 싶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빠듯한 용돈이 더욱 그럴 것이다.

유일하게 자신의 뜻대로 자신의 원하는 대로... 한마디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핸드폰 액정의 앱(App) 배열이며 그 안에서 음악듣기, 게임 그리고 친구들과의 SNS 대화가 유일한지도 모른다. 그것이 비록 밤새운 게임 이라고 해도 드라마 일지라도 ... 그것을 찾고 열중해서 몰입하는 것은 하나의 에너지이며 그래도 아이의 마음속에 아직도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고 하려고 하는 긍정의 신호일 수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포기 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춘기 아이들이 달라지길 바란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것이 자녀와의 관계 개선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거북목 증상’ 예방 사춘기 생활백서       


거북목 증상은 일상적으로 바른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어깨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고 가슴을 편다고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 것 같다. 또한 20~30분에 한 번씩 목을 뒤로 젖혀 주는 움직임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옛날에는 독서를 위해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책을 세워서 눈높이와 책을 정렬 시키는 자세를 권장 받았다. 그 이후 책을 올려놓고 읽을 수 있는 받침대인 독서대(讀書臺)가 나왔지만 그것도 책을 읽지 않으면 수건걸이에 지나지 않게 되어 버렸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눈높이와 거리이다.       


모바일은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이상 다양한 자세에서 행해지지만 크다고는 하지만 작은 모바일 액정 화면을 보기위해 상대적으로 앞으로 몸이 더욱이 목이 튀어 나올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사춘기 아이들이 모바일을 잡은 손을 위로 들게 되면 자연히 어깨가 펴지고 목이 바로 서게 되니 ‘줄을 서시오’ 가 아니라 ‘손을 드시오’ 가 더 효과적인 동작이 될 것 같다. 결국 포인트는 사춘기 아이들이 거북목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디바이스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우리 사춘기 아이들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란다. 또한 거북님과 손절 하기를 바라며 3천만년이 흐른 뒤에도 인류가 엄지손가락과 클릭하기 위해 긴 손가락 2개만 남지 않기를 염원한다.       


- 어른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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