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삶을 위한 법률 상식

변호사가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유

JTBC에서 방영되어 한창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의 독일인 게스트 ‘닉’은 “독일은 모든 집에 법전이 있다.”라고 말하면서 독일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이라고 여기고 그 기념으로 졸업할 때 선물로 법전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2015년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를 확인해보면, 1위는 ‘독일민법’, 2위는 ‘독일상법’, 4위는 ‘주요세법조항’, 7위는 ‘노동법’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독일에서는 사회생활을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일단 법전을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문화가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법률상식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변호사로서  여러 의뢰인들과 상담을 하고, 법정에 나가 변론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기초적인 내용의 법률상식조차 알지 못하고, 그저 막연하게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계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사법불신과 관련하여 조사된 각종 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의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2015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27%로 42개국에서 39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으며, 2018년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사법부 판결을 못 믿겠다가 63.9%로 신뢰한다는 27.6%의 답변에 두 배가 훨씬 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리서치뷰에서 2021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4대 형사사법기관의 신뢰도는 공수처의 경우 신뢰한다는 답변과 불신한다는 답변이 각 46%로 같았으나, 법원, 검찰, 경찰에 대해서 불신한다는 답변이 각각 54%, 57%, 65%로 신뢰한다는 의견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그런데 현직 법조인으로서 제가 직접 경험하고 일정 부분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수준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에 대해 저 정도의 불신은 조금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운영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불합리하게 사건이 처리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수준을 보고 평가해보자면 우리나라의 사법시스템은 제법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사법시스템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불신하시는 것은 우선 잘 알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대중들에게 법률상식을 마치 영업기밀처럼 여기며 이를 널리 알리지 못한 저를 포함한 법조계의 종사자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생각에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시민으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누구나 알아야 할 법률상식을 쉽게 전달해드리고, 법조계 혹은 변호사 업계 내부에서 알 수 있는 정보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전문적인 용어를 최대한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서 쓰기 위해 신경을 썼으며,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사례를 예로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려고 하였습니다.

법은 개인의 삶을 구속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부디 앞으로 제가 올릴 글을 통해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삶의 무기를 얻게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