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상식
04화
외국어 같은 '법률용어'
'선의'가 '선한 의도'라는 뜻이 아니라니!
by
김수혁 변호사
May 10. 2022
법학과에 들어가면 보통은 ‘민법총칙’이라는 과목을 처음 듣게 되는데 해당 과목에서 처음으로 ‘선의’와 ‘악의’라는 용어를 배우게 됩니다.
‘선의’와 ‘악의’의 뜻을 배운다니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시죠?
애들도 아는 ‘선의’, ‘악의’를 배운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지?
일상적인 용어로 사용하는 ‘선의’는 좋은 마음을 뜻하는 것이고, ‘악의’는 나쁜 마음을 뜻하는 것일 텐데요.
그런데 법률 용어로 사용하는 ‘선의’와 ‘악의’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먼저 민법 제107조의 조문을 한번 보겠습니다.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①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아님 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②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여기서 민법 제107조 제2항을 살펴보면,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을 기준으로 판단해본다면,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한 의도 또는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법률 용어로 사용하는 ‘선의’와 ‘악의’라는 말은 어떤 사정을 몰랐는지 알았는지 뜻하는 것입니다.
즉, ‘선의’는 어떤 사정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악의’는 이를 알고 있는 것이죠.
법률 용어의 기준으로 민법 제107조 제2항의 뜻을 풀이해보면,
의사표시의 무효는 이를 알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한 가지 예를 보셨지만 ‘선의’, ‘악의’ 이외에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법률 용어와 표기 또는 발음상으로 동일 또는 유사하나 뜻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만약에 법학을 전공하시고 싶으시거나 법조인이 되고 싶으시다면 마치 영어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시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법학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지 않으신 분이더라도 법률용어는 일상용어와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두세요!
keyword
민법
법률용어
선의
Brunch Book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상식
02
법을 공부하려면 법전을 다 외워야 하나요?
03
법학과 가장 유사한 과목
04
외국어 같은 '법률용어'
05
TV에 나오는 이상한 법률정보
06
빌려준 돈을 안 갚는데 어떻게 하죠?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상식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23화)
3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수혁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정론
직업
변호사
누구나 알아야 할 필수적인 법률 상식을 널리 알려드리고 싶은 변호사입니다.
구독자
84
제안하기
구독
이전 03화
법학과 가장 유사한 과목
TV에 나오는 이상한 법률정보
다음 0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