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Vs. 메론바 소송
아래 내용은 공개된 내용을 기초로 개인적 판단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실제 사실관계 및 법적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상표권에 대한 기본적인 법리를 이해하는 용도로 읽어주세요.
최근 빙그레는 자사 아이스크림 메로나 포장을 따라 했다며 서주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1심에서 패했습니다. 현재는 항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빙그레는 메로나를 1992년부터, 서주는 메론바를 2014년부터 판매해 왔다.
빙그레는 포장 끝이 짙은 초록색, 가운데가 옅은 연두색인 점, 양쪽 끝에 멜론 사진을 배치한 점, 네모반듯한 각진 글씨체로 제품명을 각인한 점 등을 이유로 서주 메론바 포장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은 “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자는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포장지에 대한 주지성이 있어야 합니다. 주지성이란 상표가 일정 지역 범위 내에 있는 수요자 또는 거래자 사이에서 널리 인식돼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에 대하여, 1심 재판부는 “메로나 포장지가 수요자에게 특정 출처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별적인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에 있어 그 과일이 가지는 본연의 색상은 누구라도 이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메로나 포장의 주지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왜, 빙그레는 상표법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소송을 하였을까요?
이 내용을 보기 앞서 상표권을 살펴보겠습니다.
빙글레는 '메로나'라는 상표권을 10개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소멸된 것도 있고, 등록된 권리도 있습니다.
그럼, 서주는 상표권이 있을까요?
서주의 경우, 1998년에 출원한 출원한 '메론바'는 거절이 되었고, 2005년에 출원한 '서주 메론바'라는 상표권은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메로나'가 있는데 '메론바'가 어떻게 등록?
빙그레는 이미 1992년부터 '메로나'라는 상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주가 어떻게 '서주 메론바'라는 상표를 등록 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서주가 1998년에 출원한 '메론바'가 거절된 이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메론바'는 '메론'이라는 과일 이름에 아이스크림에 주로 사용되는 '바'라는 단어가 결합된 것으로, '메론맛의 아이스크림'이라는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즉, '메론바'는 상표법상 식별력이 없는 상표로 등록 받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서주는 '서주 메론바'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원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서주'입니다.
즉, '서주 메론바'는 '서주'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메로나' vs '서주'의 문제가 되므로,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게 됩니다.
상표권의 식별력에 의해서 동일한 이름이 사용된 상표가 등록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소화가 잘되는 우유' 사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tip_patent/223360467737
상표권 침해에 있어서의 식별력
상표의 식별력을 상표권을 등록 받을때 뿐만 아니라, 상표권의 침해를 판단하는데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위의 논쟁으로 다시 들어가, '메로나'와 '서주 메론바'는 상표법상으로 침해가 될 수 있을까요?
우선, '메로나'라는 단어는 식별력이 있는 단어입니다. 반면, '메론바'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식별력이 없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메로나'와 '서주 메론바'를 비교할 때도 '메로나' vs '서주'의 문제가 되므로,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게 됩니다.
즉, 서로 비유사한 상표이므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런 비슷한 문제로, 상표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던 사안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tip_patent/223127601094
최근, 강원 강릉에서 커피콩 모양 빵의 레시피 표절 논란을 두고 벌어진 업체 간 소송에서 법원이 '표절로 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여기서도, 상표법 관련하여, '강릉'이라는 지역명과 '커피콩빵'이라는 커피모양의 빵을 의미하는 단어로 결합된 부분은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만들때 주의할 점
많은 분들이 브랜드 이름을 만들 때 제품을 나타내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고객들이 더 많이 검색하고, 직관적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고자 하는 마음에 그렇게 정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위의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상표가 제품의 특성과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보호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게 됩니다.
상표는 자타상품식별력을 위한 권리입니다. 즉, 나와 타인의 상품을 구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특하고 개성있는 나만의 상표를 만들수록 내 브랜드를 지키기에 유리합니다.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닌, 나만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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