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파냐(compaña) (2)

09] 황야감옥

by 언데드

선택은 마치 '결정되지 않은 자신의 미래'와도 같아서 자신의 신념처럼 피칠갑이 되더라도 처절하게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곤경을 마주하거나 힘든 상황에 따라서는 넓은 고속도로를 벗어나 남들이 잘 쓰지 않는 국도로 빠지는 외길로 들어설 필요가 있다. 그 또한 엄연히 자신의 선택이므로 좀 더 험난하고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다. 백중백이 모두 같은 길을 걷는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독특함을 추구한다면 삶의 어떤 역겨운 역경이 닥쳐와도 고통을 즐길 줄 아는 태도가 본인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이슈가 되어야 한다.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면 고속도로를 죽 달리는 수밖에. 그러나 그것도 소중하다. 경치를 만끽함과 동시에 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으니까. 나는 포악한 야생성과 불시급진이 자유로운 탈선력을 겸비한 터럭짐승이다. 이상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차를 살 필요도 없거니와 전기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다닐 필요도 없다. 날개를 이용해 하늘을 날거나, 인간의 신체를 초월한 신경각성능력으로 월보를 통해 공중에서 축지법을 쓰는 방법도 있다. 이같이 특정한 초능력자가 되면 선택지가 많아져 다양한 경험에 열린 사고를 가질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하면 대형차의 꽁무니를 좇아 천천히 가거나 정식으로 난 길이 아닌 완전히 다른 길로 새서 욕 좀 먹자. 고집이 필요 이상으로 세야 한다. 독불장군이란 소리를 참 많이도 들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럴 것이다. 내 산악자전거가 버텨준다면. 맨손이라도. 팔다리가 모두 닳아 없어지더라도 턱근육과 이빨로 조금씩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 또한 나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고 받아들여질 미래임에 의심치 않다. 현실이 박복하더라도 죽는 선택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나아갈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괴생명체가 끌고 간 밴체릴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난 울고 또 울었다. 울기만 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울면서 쫓아갔다. 그를 잃는 건 내 인생도 잃는 것과 마찬가지.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것은 삶에 있어 가장 큰 수치이다. 그 수치스러움이 혈관을 따라 울룩불룩하게 두드러져 뇌로 몰릴즈음 나는 더 이상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머리가 과열되어 폭파할 것만 같았다. 기름을 짜내어 상태가 메롱이 된 고기처럼 뇌의 상태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걸로 뭐라도 닦아내야 물 머금은 스펀지처럼 다시 촉촉해지겠지. 벤체릴로 가 사라진 것에 대한 상실감만 떠올리기보다 당장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를 구해야 할지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단칸방 집주인이 날 걱정할지 모르겠다. 티후아나가 벤체릴로의 아련한 눈빛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루드베키아가 내가 준 물을 머금고 내일을 기대하는 의젓한 식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어두컴컴하고 강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텁텁한 공간은 내가 암울한 생각을 만들도록 구성된 걸까. 이 망할 분위기가 내 감정을 그렇게 앗아갔건지도 모르겠다. 원한다면 구해낸다. 나의 친구 벤체릴로. 그러나 이 상실감은 뭔데? 어떡할 거지? 해야만 한다. 생. 각. 을. Maldita sea.

기억해 내야만 한다. 어떻게 여길 들어왔는지. 기절에서 깨어난 뒤 거대한 우주 함선에 들어서자 이상한 지하실 같은 곳에 들어와 있었다. 맞아, 바닥이 굉장히 차가웠어. 어느샌가 한쪽 다리에 팔을 걸친 채로 다른 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있었다. 감옥에 수감된 사람들도 모두 나처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갇힌 걸까? 화성 바닥 같은 황토벌판에서는 마땅히 풀 한 포기조차 자라지 않았다. 감옥으로 오기 전에 우연히 보았다. 우주선에 발을 내딛자마자 바닥이 꺼지고, 황야벌판을 보고, 갈라진 땅에 몸이 튕겨나가긴커녕 쑥 빨려 들어가다가 감옥에 툭.

당연한 건가? 왜냐, 외계에서 풀보기란 사막에 바늘 찾기 같은 거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여기서 어떻게 벤치를 찾는담? 수감자들의 얼굴을 보니 수척하다. 나도 저렇게 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생각이 물꼬를 틀면 끝이 없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진 하나의 길을 굴착하다 보면 정리가 되고, 청소되어 이내 쾌적해진다.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외눈박이에게 여길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어봤다. 어라라. 알아들을 리 없겠는걸. 우리는 귀에 번역기기를 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충 손짓으로 다시 물어봤다. 나랑 같은 행성에서 온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눈이 하나밖에 없는데 왜 놀라지 않았냐고? 지루한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와 벤치는 늘 새로움에 열려있다. 아, 걘 놀래서 짖겠지만. 어느 방향이던, 좋든 싫든 간에 여길 탈출 하거나 생존하거나가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다른 행성에서 온 녀석인가 본데. 네가 여길 들어온 이상 나갈 수는 없어.'

"나갈 수 없대요."


정말 운이 좋게도 지구의 말을 쓴 자가 있었는데,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동양의 여성이었다. 검은색과 진녹색이 조합된 중국식 비단옷을 두르고 있었고, 그것은 제 사이즈보다 한참 커서 흘러내릴 정도였으나 한나라 시절의 명인이 만든 덕택이었는지 허리춤에 두른 나일론 줄에 고정이 잘 되었다. 치파오를 다른 행성에서 보다니. 이것은 기적인가, 우연인가. 아름다웠다. 그러나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이 감옥에 수감된 인원은 총 8명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그녀는 감옥의 문과 가장 가까웠고, 외눈박이는 나의 맞은편에 있었다. 턱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보랏빛 피부색의 트롤은 외눈박이 옆에 있었고, 철장과 멀찍이 떨어져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쭈그리고 있었다. 키는 멀대같이 커서 겁만 많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나가려는 시도는 해 봤을 거야. 한심하다는 생각이 휘발되면서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 옆에는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 외눈박이가 좌측으로 고개를 기울면 그의 시야에 간신히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황토굴에 감옥이 있다는 건 이토록 목이 막히고 답답한 것이다. 여기서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숨을 쉬자니 모래바람이 들어오고. 아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사람이라곤 저 여자 한 명뿐이고. 외눈박이 아저씨 머리 위에 있는 바람구멍이 유일한 탈출구인데 내가 기어나간다 한들 어깨에 걸려 낄 것 같았다. 그런데 동양인 여성에게 눈을 돌리니 번뜩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여기서 가장 덩치가 작은 그녀라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 것 아닌가. 지원군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한데, 어떻게? 휴대통신기도 없고. 난 집전화만 써봐서 휴대통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버려라... 버려라...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편하다... 편하다"


옆자리에서 무언가 웅성웅성 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자세히 듣기 위해 벽에 귀를 갖다 댔다. 한 사람이지만 여러 명이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벽만 보고 있던 침울한 표정의 고블린이 고개를 철장 쪽으로 돌렸다. 구레나룻이 지저분하게 나있는 트롤은 그에게 동조하듯이 천천히 고개를 조아렸다. 붉은색의 모히칸 머리가 작은 틈으로 들어온 모랫바람에 나부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눈에 모래가 들어가지 못하게. 외눈박이도. 그리고 나도. 그 여자애도 이런 생각일까?


"너희들, 왜 여기로 들어왔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그 여자 앤 화가 난 듯이 모두에게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내 옆자리에 있던 여러 명의 목소리가 기분 나쁘게 웃을 뿐이었다. 하나 웃음이 끝나면 그다음 웃음이, 또 그다음 웃음이 이어졌다. 옆자리 얼굴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외눈박이도 그를 관찰할 수 없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눈에 모래가 들어가면 하나뿐인 눈을 잃을 것이 뻔하니 쳐다볼 용기조차 낼 수 없겠지. 그러나 내가 그러면...! 똑바로 쳐다볼 것이다. 그 자가 누군지를. 설령 나의 자아가 그의 불쾌한 웃음소리처럼 분열된다고 하더라도 본질은 뒤를 보이지 않고 마주 해야 한다. 두려움? 벤체릴로도 없는데 두려움? 이상한 길로 샌 등으로 쏟아지는 비웃음과 미지에 대한 두려움? 순수함만이 깨부술 뿐이다. 맑고 고운 내 안의 아이. 벤치릴로와 어디에서나 연결된 지금의 상태는 두려운 것이 없다. 그러니까 멍청하게 어디에 갇혀서 웃는 허탕질이나 하고 싶지 않다. 궁금하지, 당연히. 왜 내가 여기로 들어왔는지. 여기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릴 가둔 작자는 누구고 벤체릴로는 어디 있는지. 이들이 어떤 이유로 여기로 끌려 왔는지.


"그야 궁금하지. 다들 여기로 올 땐 어떻게 왔어?"


고블린은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는지 콧등부터 목까지 걸친 반다나를 내렸다. 그러자 롱가니사의 크기만 한 양쪽 아래의 송곳니가 눈의 위치까지 올라와 있었다.


[행성 반쥴 / 주술사 부족 - 대용맹 반가부좌 존상 숭배자 '싯디크']


"말 많은 친구들이로군. 하지만 서로 모르니 귀하도 실례하겠소. 지구란 행성은 족장님으로부터 익히 들었소. 우리가 사는 행성으로부터 7950만 km 떨어진 곳에 있는 별이 당신네가 사는 별이라더군. 나는 화성과 가까운 별에서 왔다네. 별의 발전을 위한 고대주술을 오래도록 연구하고 있지. 만나서 반갑네."


나는 멋쩍게 웃었지만 치파오를 입은 여자 앤 트롤의 목소리만 듣고도 오래 만난 친구처럼 반가워했다. 덜컹거리는 철장을 붙잡으며 옆을 보려 하는 것 같았지만 구조상 볼 수 없었기에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행성 지구 / 중국 후베이성 무림맹 도교 - 무당파 '장 메이' ]


"반가워요! 전 지구에서 온 장 메이라고 해요. 무당파라는 곳에서 수련을 하고 있어요. 학교는 안 나왔고요. 만약... 나왔다면 선수가 되었을까 봐요. 국가대표 같은 거요. 스승님이 말려서 잠자고, 밥 먹고, 무술 훈련만 하고 있어요. 언제 연습생을 졸업할지 답답하기만 해서 몰래 놀러 다니죠. 물론 늦은 밤에 만요! 아 참, 지구에서 오신 분. 당신에 대해 궁금한데 알려줄 수 있나요?"


[행성 지구 / 멕시코 메리다 플라야 델 카르멘 - '구아포 오초아' ]


"전 멕시코에서 왔어요. 제 친구가 우주선에 먼저 실려가고 전 그 뒤를 따라서 왔는데요. 결국 그를 놓치고 말았어요. 당신들이 내 친구를 찾는 걸 도와준다면 기꺼이 저도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기꺼이 들어줄게요."


신티크는 흥미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족히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그는 일어서면 옆칸 감옥에 누가 갇혀 있는지 볼 수 있었기에 왼쪽에 있는 생물체에게 눈을 흘기며 말을 걸었다. 그도 학식이 깊은 자인지 호기심이 많은 편인 것 같았다.


"그래, 좋은 제안이구나. 여길 탈출할 또 다른 분?"


[행성 체르니 / 센카세카 주 대성채 지하성당 - '포 잭 린트겐' ]


"생각할 것도 없어. 엉뚱한 곳으로 왔으니 본디 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행성 굴리야코람 / 알두스 운루에 수도원 - '와류다']


"갑갑하군. 대사제 여신님을 뵈러 가야만 해. 나머지는 동의한 걸로 하지. 자, 그럼 이딴 철장 부숴버리자고."


와류다라는 외눈박이 거인은 완력이 대단한 생명체였다. 수도승 옷을 둘러맨 거대한 덩치의 눈이 미세하게 깜빡일 때마다 노려보는 것 같아 처음엔 기분이 나빴지만, 그가 무언가 할 것 같은 태세를 취하자 나는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아무래도 생각해 보면 우린 동시에 이 장소에 갇힌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빈자리가 있지 않으니까. 빈 감옥칸이 있다면 나는 점찍었을 것이다. 그 자는 이미 여기서 탈출한 자라는 걸. 린트겐이란 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거기에 대체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서 오른쪽도 마찬가지고.


와류다는 이미 장메이가 있는 곳까지의 철장을 열어젖힌 셈이다. 아마 그를 따라갈 완력이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지능을 주로 활용할 것 같은 연구원 싯디크와 내 어깨보다 작은 여린 메이, 그녀보다 키가 더 작은 린트겐의 근육량을 합쳐도 한 팔뚝에 미칠까 말까. 타원으로 휘어진 철장사이로 하나둘 수감자들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1번 와류다, 2번 싯다크, 3번 린트겐, 4번 장 메이, 5번 나, 6번 수수께끼의 수다쟁이.


수다쟁이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모두 여섯 개였고, 손톱과 발톱이 검게 칠해져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거대한 입이 배에 있었다. 머리가 배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걸어 다닐 때도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게 아닌 약간 떠 있어 웬만한 생명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그런 존재였다. 기분 나쁜 비주얼이지만 그렇다고 멀리 두기엔 좀 불쌍한. 판금으로 된 두꺼운 철제수갑을 손목에 차고 있었는데 발목도 그랬다. 우락부락한 몸이지만 머리가 달려있지 않으며, 쉼 없이 배에 난 입으로 중얼거리는데 침이 튈까 한 발 떨어져 있었다.


나머지 두 개의 철장은 열려있지 않았다. 아무도 온 것 같진 않았다. 혹시 먼저 탈출한 거라면? 가능성이 있다. 두 생명체를 찾아야 한다. 이 황량한 사막에서. 그야말로 사막의 바늘 찾기가 아닌가. 싯디크는 오른손을 올려 천장에 손을 대었다. 왼 손으로 금강계 '권'모양의 손을 만들어 천장을 소멸시켰다. 감옥의 하늘이 삽시간에 열렸다. 밝은 빛이 갑자기 들어오다 보니 와류다는 찌푸리며 한 손으로 눈을 가렸다. 린트겐이 위를 올려다보자 메이가 이상함을 직감했는지 내가 있는 쪽으로 붙었다. 파란 오라가 우리 모두를 감쌌고, 메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손에 땀이 났다. 이제 벗어날 때가 되었어! 그러니까... 벤체릴로. 꼭 살아있어야 한다?




나는 휘핑크림이 올려진 음료잔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때때로 단 것이 당기면 가끔 그렇게 주문을 한다. 속으로는 이 고집적인 달달구리 입맛의 기준에 잘 맞길 바라면서. 입 주변에 허연 크림을 덕지덕지 바른다 해도 아무 여자나 달려들지 않지만 만든 의도가 있겠지. 음. 당연한 소리다.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어느 정도는 잡아주니까. 이렇게 먹는 게 편하다면야 항상 그렇게 시켰겠지마는 평범함이 묻어나는 단순하고 깔끔한 게 좋다. 정작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땐 두서없는 말을 부사처럼 뱉어대고, 한 가지에 묵묵하게 집중하는 것이 담배를 끊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나는 그러한 조촐한 맛에 끌리는 삶을 여태껏 살아왔다. 마이너 한 사이드에 있으면 그늘의 선선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 낮이 되면 해의 따사로움에 질려 일부러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도, 늦저녁이 되면 드디어 외출할 시간이 다가왔다고 내심 기대하며 심플한 옷차림과 함께 냅다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 습관화된 것도 과언이 아니다. 양기가 가득하면 어떠한 일을 해내는 데엔 걸림돌조차 없을 것이다. 약소하게나마 걸뿌리는 있겠지만 장애물로 치부되진 않을 것이다. 단지 음기가 좋아서 그러는 것이다. 내가 좋아한다는 것. 어둠이 깊고 밝음이 얕지만, 그 조화는 제법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담담하면서도 완벽한. 첫맛은 씁쓸하지만 달달함으로 끝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창백한 따사로움의 풍미. 낮이 30프로 밤은 70프로를 한 몸에 아우르는 유리컵 속의 내 삶으로 비유되는 콘파냐에는 그런 의미가 있다. _[2022.10.11. 부산 남천동 / 대학로 이디야 카페에서]



이미지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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