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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치는 날 당시의 저는 어떠했나를 떠올려봅니다. 다른 친구들이 깰까 직접 흔들어 깨워주신 보육선생님의 도움으로 일어나 찬물로 부스스한 머리를 감고, 수녀님이 차려주신 아침을 먹고, 당교를 벗어나 같은 방향으로 가는 친구와 버스에서 파이팅을 빌며 갈라졌습니다. 귀찮아도 누군가에게 도움받을 수 있던 때를 기억해야 합니다.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왔지만, 교문 입구에 학생들이 길게 깔려있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숨는 게 편했던 저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고개 숙여 언덕을 걸어갔습니다. 초라한 모습에 웃음 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파이팅!" 하며 진심을 다해 응원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군중 속 홀로 있던 그 찰나를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 나와 홀로 살다 보면 어린 시절에 겪던 어려운 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갖습니다. 그러니 순간의 안일함이 훗날의 후회로 남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일찍 내려놓을수록 유리한 것이 인생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