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생존기(9) 대학을 왔더니, 그게 또 시작이네

대학 입구를 지나, 새로운 던전 앞에서

by 도민하

슬슬 수시 전형에 지원한 대학교의

서류 전형 통과 여부가 결정되었습니다.


대전에 있는 K 기술원은

면접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서울에 있는 S 학교와 K 학교는

저에게 면접 기회를 주었습니다.




S 학교 면접을 앞두고

면접 학원을 가야 하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고민을 며칠 했습니다.


굳이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지 않았습니다.


그때 면접 학원을 갔더라면

제 삶이 좀 달라졌으려나요?


제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문제가 나와서

거의 대부분 답을 하지 못하고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S 학교를 참 가고 싶었는데,

제 바람이 이뤄지지 않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S 학교에서 부모님은 캠퍼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하시면서

나름의 추억을 쌓으신 듯 했습니다.

지금은 그걸로 만족하려 합니다.




며칠 뒤 K 학교의 면접날이 되었습니다.

S 학교의 면접과 달리 마음이 편안했고

문제도 제가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답을 찾아서 감독관님께 답변했고,

감독관께서 '학생, 생각이 독특하네요?' 하시더군요.

저는 그 당시 그게 부정적인 의미인 줄 알고

'아, 정말 입시를 1년 더 해야 하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 긍정적인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3년 간의 입시 던전에서의 전투 끝에는

K 학교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단과대학 장학금을 받아서

입학식 단상에서 상을 받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제 모습을 카메라로 열심히 찍으셨고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기쁘셨다면, 자식으로서는 더 바랄 게 없지요.




입시 던전을 무사히 통과하고 나니

더 없는 안도감이 몰려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전투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해왔으니까요.


"대학가면 끝이다"

"대학가면 다 너의 세상이다"

"대학가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라"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까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그게 아닌 것 같더군요.


또 다른 던전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업 던전'


취업 던전의 매운 맛을 예상하지 못한 채

어느덧 대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이전 08화대한민국 생존기(8) 입시 던전의 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