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구를 지나, 새로운 던전 앞에서
슬슬 수시 전형에 지원한 대학교의
서류 전형 통과 여부가 결정되었습니다.
대전에 있는 K 기술원은
면접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서울에 있는 S 학교와 K 학교는
저에게 면접 기회를 주었습니다.
S 학교 면접을 앞두고
면접 학원을 가야 하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고민을 며칠 했습니다.
굳이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지 않았습니다.
그때 면접 학원을 갔더라면
제 삶이 좀 달라졌으려나요?
제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문제가 나와서
거의 대부분 답을 하지 못하고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S 학교를 참 가고 싶었는데,
제 바람이 이뤄지지 않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S 학교에서 부모님은 캠퍼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하시면서
나름의 추억을 쌓으신 듯 했습니다.
지금은 그걸로 만족하려 합니다.
며칠 뒤 K 학교의 면접날이 되었습니다.
S 학교의 면접과 달리 마음이 편안했고
문제도 제가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답을 찾아서 감독관님께 답변했고,
감독관께서 '학생, 생각이 독특하네요?' 하시더군요.
저는 그 당시 그게 부정적인 의미인 줄 알고
'아, 정말 입시를 1년 더 해야 하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 긍정적인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3년 간의 입시 던전에서의 전투 끝에는
K 학교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단과대학 장학금을 받아서
입학식 단상에서 상을 받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제 모습을 카메라로 열심히 찍으셨고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기쁘셨다면, 자식으로서는 더 바랄 게 없지요.
입시 던전을 무사히 통과하고 나니
더 없는 안도감이 몰려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전투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해왔으니까요.
"대학가면 끝이다"
"대학가면 다 너의 세상이다"
"대학가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라"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까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그게 아닌 것 같더군요.
또 다른 던전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업 던전'
취업 던전의 매운 맛을 예상하지 못한 채
어느덧 대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