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외로운 게 아니라, 나를 잃어버릴 때 외롭다

조용히 나에게 돌아오는 연습

by 도민하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은 혼자여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 있는 나를 잃어버릴 때 외로워지는구나 하고요.


누구와 함께 있어도 텅 빈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곁에 없어도 묘하게 충만한 시간이 있죠.

두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커피만 마셨을 뿐인데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순간도 있고요.


예전에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사람이 있어야, 관계가 이어져야

덜 느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채우려 했고,

분주하게 무언가를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관계가 나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잃지 않을 때 외로움도 나를 지나쳐 간다는 것을요.


하루를 돌아보면

혼자 밥을 먹는 시간보다

혼자 있으면서도 자꾸 남을 의식하던 순간이

훨씬 더 외로웠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이 말은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

지금의 모습이 괜찮은 걸까,

그렇게 끊임없이 나를 놓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다른 연습을 합니다.


혼자 있는 일을 ‘결핍’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잠시 내려와

조용히 내 숨결에 귀 기울이는 것.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내가 놓치고 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천천히 다시 들여다보는 것.


그러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게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나를 되찾는 시간이 됩니다.




외로움은 사람의 부재가 아니라

나의 부재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는 중입니다.


오늘도 나는 묻습니다.

“너는 지금, 너와 함께하고 있니?”


그 질문에 작은 미소로 대답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외롭지 않은 하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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