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죽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에 따라 살려고요

by 도민하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 죽습니다.

생명체라면 누구나 맞이하는 끝이겠지요.

나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그런데도 이 단순한 진리는

오랫동안 내 삶에 제대로 닿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를 쳐내듯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너무 멀고 추상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마치 내가 불로초라도 먹은 사람처럼,

영영 죽지 않을 존재인 것처럼

삶을 대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미래를 위해 더 아껴야 해.”

“이걸 지금 꼭 해야 할까?”


지금의 나를 귀하게 대하지 않고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나를 계속 미뤄두었습니다.

참고, 아끼고, 견디는 쪽이

늘 옳은 선택이라고 믿으면서요.




그러다 문득, 아주 조용한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래.

나도 언젠가는 죽는구나.


머리로 알던 사실이

그제야 마음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앞으로는 내 마음을 조금 더 따라가며 살기로요.




저는 사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한동안은

“지금 노래 불러서 뭐하나.”

“그 시간에 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말들로

내 마음을 스스로 설득하며

좋아하는 일을 미뤄두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그 마음을 더 이상 외면하고 싶지 않아서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쓰기로 했습니다.

취미를 ‘사치’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들이기로 한 거죠.


신기하게도,

그 선택 하나만으로

삶이 조금 정렬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준 게

이렇게 큰 안도감을 줄 줄은 몰랐습니다.




작년이 그랬듯

올해도 빠르게 지나갈 겁니다.

그리고 또 어느새

다음 해의 문 앞에 서 있겠지요.


그래도 이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언젠가 끝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그러니 더 미루지 않겠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면서요.


나는 언젠가 죽습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내 마음에 조금 더 가까이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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