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기를
저는 그동안 눈치를 많이 봐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어야
나를 미워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돌이켜보면,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상황 자체를
극도로 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나를 싫어하는지보다,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마음이 먼저 움츠러들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인간은 아주 이른 나이부터
집단 안에서 살아가도록 훈련받습니다.
고작 세 살, 네 살 무렵부터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에 들어가
서로 잘 지내는 법을 배우지요.
원만함이 곧 안전이라는 걸,
눈치가 곧 생존이라는 걸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해온 셈입니다.
그 습관은 미취학 시기를 지나
집단 소속이 가장 중요해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점점 더 단단하게 굳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괜히 불편해지고,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의 자유가
나의 긴장을 건드렸기 때문이겠지요.
눈치를 보는 삶에서는
항상 다른 사람의 감정이 먼저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불편한지,
내가 힘든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렇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상대의 표정과 말투를 곱씹고,
혹시 내가 뭘 잘못했는지
혼자서 끝없이 검열하며
불안한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 불안은 결국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모두 지치게 했고,
정작 가장 소중해야 할
나 자신에게는
가장 인색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을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미움 좀 받을지라도,
그 대신 나를 돌보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더 솔직하고, 더 따뜻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늘 눈치 보지 않고,
늘 편이 되어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