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계절에 피어납니다

아직 당신의 때가 아닐 뿐입니다

by 도민하

다들 나 말고는 잘 사는 것 같고

내 것이 아닌 자산들은

너무도 잘 불어나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것 같은 저는

괜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이러다가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현상 유지만 하다가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마음의 여유도 없이

며칠을 보냈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우연히 길 옆의 산을 보았습니다.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그 옆에는 솜사탕처럼 복슬복슬한

벚꽃도 함께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는 꽃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가 되면, 피어나는구나.


벚꽃도, 개나리도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여름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아마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름과 가을, 겨울은

자신의 계절이 아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양분을 흡수하고

자신의 때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연은 각자 자신의 때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때가 오기까지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리고 때가 오면

망설이지 않고

아주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자연의 일원인 사람도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고 느낀다면

그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자신의 때가 아니라서일지도 모릅니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계절이 있고,

각자에게는 각자의 속도가 있고,

각자에게는 각자의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때가 되면

봄꽃들이 피어나듯

우리도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의 모습으로

아주 아름답게 피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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