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만의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커피 마시기를 좋아할 뿐 맛이나 종류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없는 소리기는 하다만, 바랄 수는 있잖아? 주변에서 하나 둘 씩 카페 차리는 걸 보니까 나도 카페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학창 시절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동창들이 카페 사장님이 됐다는 소식을 보니까 괜히 샘이 났다. 역시 인스타그램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한 동창의 카페는 집이랑 가까워서 슬쩍 가봤는데, 비싼 줄만 알았던 케이크가 의외로 맛있었다. 친했으면 공짜로 먹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개념 없는 바람이 들 정도로 말이다. 커피 맛은 딱히 기억이 안난다. 동네 카페는 아메리카노가 거기서 거기지 뭐.. (사실 내가 그냥 혀가 둔한 편)
아무튼 오래된 동네 속 하얗고 세련된 카페였는데, 메뉴와 인테리어 모두 깔끔했지만 사실 내가 차리고 싶은 카페 스타일은 아니다. 나는 좀 더 아기자기 한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색깔도 너무 튀지는 않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채색은 싫어서, 적당하게 귀여운 알록달록을 선호한다. 드라마로 치면 <보건교사 안은영>같은 색감이고, 연예인 인스타 피드로 치면 일본 가수 아이묭 같은 결이다. 한 번 홍대 쪽을 갔었는데, 그 때 들렀던 카페가 내가 딱 원하는 느낌이었다. 역시나, 인기도 좋다.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그 조용한 공간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이런 예쁜 것이 무엇인지 딱 알아 차리는 눈썰미 정도는 있지만, 예쁜 걸 창조하는 능력은 없다. 사진도 원하는 느낌은 분명한데 내가 그대로 찍어내질 못한다. 그래서 세상에 그런 예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사장님 부러워요.
요즘은 인테리어나 디저트 메뉴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예쁘게 생겼으면 핫한 카페가 될 수 있는 듯하다. 나 같은 사람들 때문인가? 한 번은 커피 맛이 그저 그런 카페를 갔었는데, 과일 케이크가 알록달록 예뻐서 나름 만족했다. 친구는 옆에서 커피 맛 없다고 투덜댔지만 커피는 원래 맛이 없는거라니까? 맛있는 음료를 마실려면 달달한 걸 시켰어야지! 커피는 디저트를 곁들일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된다. 나만의 이상한 커피 철학. 커피 애호가들은 뒤짚어지겠지만 어쩌면 그들보다 커피를 사랑하는 건 나 아닐까? 굳이 맛있고 좋은 원두가 아니더라도, 그 커피 그대로를 마실 줄 아는 나. 오늘도 벌써 두 잔이나 마셨다.
@해피앤피스커피클럽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는데 괜찮겠죠..?
안 된다면... 된다고 댓글을 남겨 주세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