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쓰기

by 정수히

지금은 많이 읽을 때야, 대신 나중에는 그냥 써야해. Just write. 대학시절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해주신 말이다. 이후에도 좋은 글을 쓰는 법에 대해 많이 찾아 봤었는데, 정말로 하나같이 많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더라. 워낙에 책 읽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꽤 좋아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금방 좋은 글을 써내려 갈 수 있겠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긴 자만이다. 좋은 글은 커녕 짧은 코멘트나 괜찮은 자기소개서 하나 쓰기도 벅찼다. 솔직히 이제는 읽는 행위도 잘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재밌는 소설이라도 한 두 페이지 읽고나면 딴 생각에 빠지기일수다.


이전에도 비슷한 고민에 대해 글을 썼던 것 같은데, 계속 읽기만 하니까 눈만 더럽게 높아졌다. 세상에 왜 이렇게 재밌고, 흥미롭게, 심지어 어려운 주제에 대해 잘 쓰는 사람이 많을까? 솔직히 내가 쓴 글을 보다보면 지피티한테 그냥 윤문 맡겨 버리고 싶은 심정만 커진다. 어떤 문구는 내 생각을 문자로 옮겨 놓은 듯이 쏙 마음에 들어서 고대로 훔쳐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감히 글로 정리하지 못할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세련되게 인터넷 상에 새겨 놓은 사람들을 볼 때면 질투도 난다. 그들도 분명 심혈을 들여 썼을테지만, 난 내 온 진심을 다해도 그런 글은 쓰지 못할 때 오는 그 자괴감이란. Just write하고 싶은데도, 그래야만 하는걸 아는데도,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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