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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저씨 May 27. 2023

1억이 필요합니다.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2

오랜만에 시간을 가져봅니다.


배달을 시작하고 얼마나 피곤한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모르고


몸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네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배달


생각만큼 돈이 되지 않는 현실에 또 한번 인생의 엇박을 경험합니다.


새벽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벽부터 하는 일이었고


결국 그만둬야겠다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상으로 3개월은 해줘야하네요


한달이 지난 지금


몸도 마음도 망가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바닥은 어디까지 일까요...


암튼 돈이 필요한 급한 마음에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지 못한 것이


또 다른 짐을 짊어지게 합니다


몸 건강히 꾸준히 하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장애가 있는 제게는 그저 희망이었고 무모한 도전이었네요...


평생 사고한번 낸적 없는데 사고 한번내고...


며칠전에는 가파른 계단에서 구를뻔해 큰일 날뻔 했었죠...


순간 떠오른 가족의 얼굴...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얼마나 울었던지...


이렇게까지 사는데..하늘은...세상은 왜이리 무심하고 냉정한지...


허리가 욱신거리지만...이것만으로도 정말 하늘에 감사한 상황입니다...




돈이 필요한 데 돈은 자꾸만 제게서 멀어지는 거 같습니다.


발버둥 처보지만 소비만 늘고 수익은 줄어듭니다.


작년부터 내놓은 아파트는 1년이 되도록 찾아오는 사람 없습니다.


아파트를 팔면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지만 팔리지 않습니다


매달 갚아야할 이자만 해도 몇 백....


이제 이자를 메꿀 대출도 안됩니다


연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가슴조리며 살고 있네요


가게도 포기하고 싶지만..


당장 포기한다한들 다음 계약자가 바로 나와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황은 정말 어디로 가는지...


요즘 이 속담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돈을 낳고


무모함은 무모함을 낳고


엇박은 엇박을 낳는 세상의 논리 같습니다


가왕 조용필 님의 '꿈'을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여기가 늪인지 숲인지 누구도 말을 안한다는 가사에 정말 엉엉 울었네요


많이 외롭고 서럽고 무섭고...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모르겠네요...



1억...


당장에 이만큼만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을거 같아서 생각해봤습니다.


집이 팔릴때까지 버티기위한 1억...


하하하


문제해결을 위해 생각하는 것이 이런거네요...


그냥 이만큼 있으면 좋겠다...


사실 모든걸 버리고 도망가고 싶습니다


포기해버리면 편한데...


추심을 당하더라도 그저 편할거 같은데...


뭐라도 해야한다는 강박이 몸과 마음과 상황을 더 악화 시키는 거 같네요


지켜야 할 가족...


지킨다고 하는데 지키지 못해 더욱 화가납니다...




배달 일을 시작하고


1주일에 딱 하루...집에서 잡니다.


자정 출근에서 정오에 퇴근합니다.


이것도 물량을 조절해서 이정도고...정상적으로 한다면 오후 3~4까지는 해야합니다.


그리고 가게를 보러갑니다..


오후 8시 가게 문을 닫고 2시간 의자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다시 배달 일을 위해 출근...


이렇게 한달을 보내고 있네요..


너무 졸립고 피곤합니다..


손가락은 붓고 안구부러지고..


암튼 이런 루틴으로 아이들 얼굴보기도 힘들고


감기에 걸렸다는데 병원도 같이 못가주고..


학교에서 행사가 있다는데 용돈도 못 챙겨줍니다..


그만둘 때까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할 거 같은데...


큰일입니다 


어떻게해야 할까요?


집도 안팔리고...


피할 수 없는 연체...


개인회생도 상담해 봤지만 진행은 어렵다고 하고...


혼자서 끙끙거리다가 그냥 하소연 해봅니다..



할 수 있다는 생각...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희망만 긍정만을 생각한 건 아닌지..


한번 뿐인 인생이라는 달콤한 멘트...


늪에 빠져버린 자신을 돌아봅니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신의 민낯...


차마 보기 어렵고 인정하기 어렵네요


하하하


돈...


해결이 된다면...


...


현실속에 있어야하는데


정말 떠나버리고 싶나보네요...



로저씨의 하소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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