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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저씨 Mar 25. 2023

좋은 꿈을 꾸었다.

꿈을 갖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복권방에서 은근히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좋은 꿈을 꿨어요'


어떤 날은 하루에도 수십명이 좋은 꿈을 꿨다고 했다.


결과는 우리 가게에서 아직까지 3등 1개 배출이다.




1, 2등 배출이 그동안 많이 되었던 터라 3등 배출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아보인다.


하지만 3등 배출 역시 쉬운건 아니다.


매주 전국에 8,000개 가까운 복권판매점 중에 30%정도만이 3등 배출이 되고 있다.


아무리 많이 팔려도 3등 배출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복권 명당에 간들 


그곳에서 1등이 나온다 한들 


그곳을 찾은 수많은 사람중에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리 가게로 와주셨으면 하는 이야기를 이리 어렵게 한다....)






간혹 꿈에서 나온 숫자로


복권을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다.


4등(5만원) 당첨된 분들 중에 몇 분 계신다.


그 분들 중 한 분은 이렇게 여러차례 4등을 챙긴다고 한다.


신기하다.




복권을 구매하는 분들중 


좋은 꿈을 꾸고 구매한 분들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1, 2등 당첨된 분들중 적지 않은 분들이


좋은 꿈을 꿨다고 했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만 드러나서 적지 않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좋은 꿈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의 서두가 길다.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느낌적인 느낌..)


사실 어젯밤 좋은 꿈을 꾸었다.


드디어! 마침내! 우리 가게에서 1등이 배출되었다.


그것도 3개 동시에!

(잠에서 깰 정도로 간절히 바라고 있나보다.)


기분 좋음에! 기대감에! 오늘 아침 가게로 출근하는 길이 가볍다.


그런데 혼자서 알수없는 무표정으로 피식거리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지난날을 돌아보았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리도 잘 되지 않는 혼란속에서 전쟁을 치른다.


겨우겨우 결론을 내린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교만함이었고,


되겠다는 확신은 최선...그러니까 긍정적인 착각이었고,


어느샌가 노력하지 않고 긍정적인 최면만 걸고 있었던 건 아니었나 싶다.


아니었나가 아니라 그랬다.

노력없이 계획과 구상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어리석음과 무모함.


어느순간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대해서도 확신해 버리고 질러버린다.


그리고 반성...또 그리고 하염없는 기대와 구상...근거없는 확신..


'할 수 있는데...될 거 같은데...흠...되겠지?...될거야!...'


어느샌가 범위, 경계를 넘는 무모함, 그리고 조급함...


의식의 흐름은 중독 증상과 같아보인다.


당연히 결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인고의 과정 끝에 결실을 맺는 섭리이거늘..


그렇게 꿈에 현혹되지 말자 또 다짐해본다.




그런데 꿈에 몰입하지 말자고 하니


바로 좋은 꿈을 꾸었다.


나의 각오가 하루도 못 가 뿌리채 흔들린다.


그래서 피식거린다.


그리고 괜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인생 한 방에 정리되는거 아냐?)


이젠 근거도 없는 허상을 쫓게 되는건가..


인생은 한 방이다라는 생각


생을 마감할 때 모든 것이 허무하겠다는 생각


참 이기적인 생각이다.


이기적이기보다 잘 못 해석하고 적용한 것이 맞겠다..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시대라서


더 힘들다....


이런 말도 안되는 핑계도 떠오른다..




잠들 때 꾸는 꿈이나


인생의 부푼 꿈이나


잡히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좋은 작용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거기까지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저 행운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다시 한번 노력을 다짐해본다.


(오늘 1등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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