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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2024.12.17

by 조롱

시간은 하염없이 흐른다.

나에게 나의 시간은 개인적인 것이자 주관적인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다수의 것이자 객관적인 것이다.

시간은 내가 무엇을 계획하던 계획하지 않던 소중히 쓰던 허투루 쓰던 그저 흘러갈 뿐이다.

시간의 누구의 편도 아니며 누구의 것도 아니다.

사실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굳이 풀어낸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항상 잊고 산다.

시간은 내편이자 나의 것이고 나를 위해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가치 있는 시간을 사는지가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은 결국 소진될 것이며 소진된 후에도 시간은 흐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생각하다 보면 나는 이 세상의 조그마한 미물이고 거대한 세상의 시스템 안에 모든 것을 빌려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럼에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직 시간이 다하지 않았으니.

가치 있게 살아가느냐 무가치하게 살아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다 사용하는가 인 것 같다.

나는 항상 시간의 가치에만 중요성을 두었지 소모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떠한가, 그 시간이 가치가 있던 없던.

오늘 하루를 온전히 소모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을까.

시간은 흐르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나에게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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