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0
좁은 방안에 있다 보면 숨이 막혀온다.
내 물건이 모두 있고 푹신한 침대까지 있는 완벽한 내 공간이지만 그곳에는 나만 쏙 빼놓은 듯 내가 편안히 쉴 공간이 없다.
텅 비어있는 침대와 의자는 날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듯 자리하고 있다 보면 나를 슬금슬금 밀어내기 일쑤다.
그러다 보면 나는 다시 땅바닥에 두발을 붙이고 서있다가 좁은 방 안에서 성큼성큼 자리를 찾아 돌아다닌다.
내 작은 몸은 언제나 쉴 곳을 못 찾았다.
쉴 곳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나는 이방에도 속하지 않고 저 방에도 속해있지 않은 문과 문사이의 문지방에 우뚝 선다.
나는 그렇게 집 안에서도 길을 잃는다.
누군가 출입금지 팻말을 걸어 놓은 것도 아닌데 내가 들어가 있을 곳이 없다.
이 집에는 흔적이 너무 많아 아무도 없을 때조차도 너무 많은 소리가 존재한다.
날 위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숨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