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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못하는 새

2025.02.12

by 조롱

나는 원래 그렇게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야.

물론 네가 바라봤을때는 혼자서도 척척하는것 같아 보이겠지.

그렇지만 나는 항상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했어.

언뜻 날기 무서워 하는 새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

새가 날기 무섭다니 참 우습지 않아?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웃지 못했어.

그 새가 바로 나였거든.

'걷기를 무서워하는 사람' 그게 나였어.

하지만 티를 낼수는 없었어.

우스워보이고 싶진 않았거든.

나는 그래서 날 수 있는 척을 하고 다녔어.

날개도 없으면서 말이야.

하지만 이제는 인정할게.

나는 날기는 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야.

그래도 있잖아 비웃지는 말아줘.

내 한걸음은 너의 열걸음과 같아서 느리지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아가고 있거든.

그러니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거든 날 응원해줄래.

아직도 너의 뒤에서 안절부절하고 있을 날 위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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