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7
나는 많은 것을 너무 쉽게 판단했다.
쉽게 판단하고 쉽게 결정 내렸다.
당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듣고 판단한 이야기만이 정답이자 옳은 길이었다.
나의 머리는 하나라서 당신의 억울함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의 이해가 먼저였고 나의 억울함은 당신의 의무였다.
그러나 나의 귀가 두 개가 되는 순간
당신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고 당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당신은 한없이 연약했고 작았다.
나의 고성을 온몸으로 감당하기에는 나의 목소리 크기 보다도 작았다.
당신은 그 작디작은 몸으로 자신의 몸보다 큰 소리를 견뎌내고 있었다.
나는 판단하기를 그만두었다.
내 판단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의 판단과 싸우는 당신이 보여서였다.
나는 그대로 눈과 입을 닫았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