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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Oct 26. 2023

하나에서 모든 수가 생겨 나듯

자연에서의 깨달음



토요일 아침. 한국발도르프교육협회 사무실에서 중요 회의가 있어 속초에서 첫차 타고 성남으로 갔다. 너무 일찍 와서 협회 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다. 사무실 문 열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산책하다가 눈에 들어오는 나무 하나를 보았다. 한 줄기에서 두 가닥으로 나뉘며 점점 세분화된 수많은 잎까지 만들어 낸 흔한 나무였다. 


문득 1학년 아이들이랑 숫자 공부했던 생각이 나, 나도 모르게 다음과 같은 시를 읊조렸다.     


하나에서 모든 수가 생겨나듯

유일한 그분은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그분에 견줄 자 없음을.


온 세상을 두루 비추는 하나의 태양 아래 수많은 동·식물이 살아가고 그 속에서 인간도 살아간다. 한 세계에는 5 대륙 6 대양, 그리고 많은 국가가 존재하고 1주일 7일, 1년은 4계절 그리고 12달, 365일. 그러고 보면 하나에서 시작하여 점점 많이 분화한 1이라는 수는 어마어마하게 큰 숫자였다.     


부처 제자인 판타카는 부처의 법문을 이해하거나 기억하지를 못한다며 떠나려 하자 부처는 내 말을 기억하거나 외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날마다 절 뜰을 말끔히 쓸고 닦으면 얻는 바가 있을 것이라 말한다. 판타카는 부처 말씀대로 열심히 쓸고 청소하더니 어느 날 빗자루를 던지며 마음의 업장을 쓸고 닦으라는 뜻임을 알고 크게 깨달음을 얻고 기뻐한다. 부처는 곧 북을 울려 대중을 모은 후 기쁨에 찬 목소리로 판타카는 깨달았노라고 말한다.     

 -

시인 나태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이 인간임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뻐했을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부처 제자 판타카가 깨달은 환희와, 시인 나태주가 본 사랑스러운 인간, 숫자 1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내 마음, 밝고 환하다. 자연에서 깨달음을 얻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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