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인 척

by 신현석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며 방에 머물렀다.

흐릿한 창문 밖 세상은 마치 그림자처럼 멀게 느껴졌다.

늘 같은 온도의 거실에서 부인과 나는 말없이 하루를 나눴다.


작지만 닫힌 세계였다.


어스름한 저녁이 되어 집을 나설 때,

‘춥겠지’ 하고 미리 생각했는데

문을 여는 순간 공기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마치 누군가 말하듯, 오늘은 다르다고.


바깥은 생각보다 훈훈했다.

곧 꽃을 피우기 위해

땅속 깊은 곳에서 뿌리들이

조용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냉기 속에서 봄바람이 분다.


그런데도 나는

겨울인 척을 하며

“아, 춥다” 말로만 내뱉고

서둘러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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