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코로나 입학생 #10 엄마표 초등 준비기2
D-269 2019년 6월 7일
#엄마의_세번째_쇼핑기
내 인생의 쇼핑 절정기는 결혼 준비 때였다. 돈 단위에 숫자 ‘0' 하나 더 붙는 게 두렵지 않았다. 차를 선택하고, 가구를 사고, 가전을 주문하고, 그 외 필요한 신혼살림을 장만했다. 스드메와 함께 예복을 고르고, 신혼여행지를 예약하는 건 돈이 주는 큰 즐거움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결혼 적금을 단 몇 개월 만에 썼는데도 그땐 (미쳤는지) 허무하진 않았다.
살다 보니 두 번째 쇼핑 절정기는 출산 준비 때였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주로 내가 쓸 거였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자거나 타거나 놀거나 해야 하는 것들을 공부하고 사야했다. 임산부인 나를 위한 쇼핑과 함께 아기용품을 저울질하며 골랐다. '이건 있어야 한다더라'라는 글만 보고 따라서 산 것도 많아서 후회되는 쇼핑템들도 꽤 많았다.
세 번째 쇼핑 절정기는 아이 초등학교 준비 때인 것 같다. ‘아이방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로 부모들은 다시 고민에 빠진다. 이 참에 집을 옮기기도 하고, 집 안에서 방을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한다. 우리는 오랜 고민 끝에 침대 방을 꽁이 방으로 만들어 주기로 했다. 침대, 책상 그리고 온 집에 펼쳐져 있는 인형과 장난감들을 꽁이 방에 옮겨놓고 싶었다. 이때만 해도 나는 거실을 신혼 때처럼 미니멀하게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훗
#2층침대의로망
꽁이는 7살 생일 선물로 2층 침대를 사달라고 했다. 외동이든 아니든 세상 모든 어린이의 로망은 2층 침대이다. 나 역시 그랬고... 침대 방에서 신혼 때부터 써온 퀸 사이즈 무지 침대를 빼고 이케아 2층 침대를 넣기로 했다. 수많은 인형 친구들도 방이 필요하니 한 층은 꽁이가, 또 한층은 인형 친구들이 자기로 했다.
꽁이 인생 첫 2층침대 @레고랜드호텔
이케아를 몇 번 방문해서 2층 침대를 살펴보고 또 살펴봤다. 과연 이케아가 튼튼할까, 그냥 다른 브랜드의 2층 침대를 살까... 이후 꽁이와 함께 이케아를 가서 침대를 골랐다. 하얀 나무 프레임의 2층 침대를 고르고, 매트리스를 깔고, 침구류도 2세트 골랐다. 침대가 배송 오는 날 아이는 어린이집도 빠지고 침대가 조립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드디어 2층 침대라며! 주말에 할머니가 오셔서 침대를 구경했다. 월요일 생일날엔 외삼촌이 7살(만 6세) 생일 파티도 할 겸 침대를 구경하고 갔다. 집으로 놀러 오는 친구들도 2층 침대를 가장 좋아한다.
여름 겨울엔 2층이 덥거나 춥다며 1층에서 자고, 봄가을엔 가끔 2층에서 잔다. 친구랑 같이 자는 날은 2층을 친구에게 양보한다. 벌써 2명이 자고 갔다.
인형친구들 생일파티 중#이케아클래스 #책상선물
2020년 새해가 되어 이케아에서 새학기 가구 세일 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다양한 공간별 워크숍 안내 메일도 왔다. 나는 아이방 꾸미기 관련 워크숍을 신청했다. 1시간 가량 이케아 어린이 가구들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형태에 따라 어떻게 아이 방을 꾸미는 것이 좋은지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들의 성장과 꿈을 응원하는 데에는 아이만의 온전한 방이 필요하다는 것도.
워크숍 후 책상과 의자를 골라봤다. 책장과 다른 필요한 것들도 방 구조에 맞춰 사이즈를 재며 둘러봤다. 세일이 끝나기 전에 꽁이와 함께 다시 이케아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주문했다. 밸런타인데이, 다행히 코로나19가 심하지 않을 때 꽁이 방에 책상과 책장까지 세팅되었다. 의자에 앉아 조명을 켜고 책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숙제를 하는 모습이 예쁘기만 하다.
그 외에 카시트도 초딩용으로 바꾸고 학교갈 때 입을 옷도 틈틈이 장바구니에 담는 중이다. 꽃샘추위용을 건너뛰고 여름옷이 가득 담겼다. 정말 학교가 머니(mon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