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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인터뷰 - <합정동> 윤지석 감독

연애물이 어두울 수 있을까? 그동안 컬러풀하거나 핑크빛으로 대표되어 왔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연애도 충분한 어두컴컴한 편이다. 서로 정말 좋아했느냐, 그냥 즐기려 했느냐, 서로 같이 잠자리를 했냐 안 했냐, ‘나쁜 XX’까지 등등 입에서 오가는 별별 화두들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낭만주의적인 그 베일을 걷어내 보면 난잡한 정글의 법칙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서로 존중하고 그렇게 죽음이 서로 갈라놓을 때까지 완전한 사랑을 일궈내는 동화 같은 실제 사랑 이야기도 존재하지만, 이 세상에서 특히 현대에 들어 그런 동화를 찾는 것은 웃기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더 이상 매너나 사과조차 없고, 그 대신 흑심과 상처와 자기만족과 보복심이 부닥친다. 그렇게 선악의 경계가 붕괴되며 거친 모습을 보이는 현실-자연의 연애를 보면 꼭 마치 필름 느와르의 세계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럴까? 여기 그런 느와르적 비주얼과 시선으로 현대 청춘들의 연애 세계를 비춰 보인 감독이 등장했다. 



서울 강북 마포구의 대표 도심 거리인 합정동을 배경으로 서로 함께 정을 합하여 나누는 의미로서 표어 ‘합정(合情)’에 빚대어, 결국 서로 정을 나누지 못하는 이기적인 청춘들의 연애를 음모가 도사릴 것 같은 어둡고 차가운 묘사로 조소를 보내는 단편 <합정동>. 그를 연출하고 각본을 쓴 윤지석 감독도 짧고 명료한 답변만큼이나 그 세계에 대한 냉철한 시각을 인터뷰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차가운 느와르 톤 시각과 이를 일맥상통시키는 ‘탐사보도(investigative journalism)’ 양식미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보다 집중력으로 보여주었다. 더불어 영화에서 보여준 자연스런 인물의 찌질한 혹은 비정한 연기력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 대해서, 그는 대본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과 함께 영화 속에서의 실재하는 인물, 그 리얼리티를 창조하는데 중요한 교훈을 전달해주었다. 그 점에서 “시나리오는 경전이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교훈을 후대 감독들에게 던져준 올리버 스톤을 연상시켰다.


인터뷰 더 보기 https://bit.ly/2Hft5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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