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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 인디고 Indigo (2017)

무서운 장면 없이 은근히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무서운 장면 없이 은근히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고차원 감성 심리 공포 할머닌 당신을 너무 좋아해요.그래서 지금도 당신을 껴안고 있어요.


이미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초 단편 영상을 추구했던 감독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포로 무장한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다. 어둠의 세계와 살아있는 자들의 현실 세계를 한 공간에서 존재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이 영화는 이야기의 흡입력은 엄청나고, 배우들의 연기도 흠 잡을 데 없다. 중간중간 나오는 공포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영화 전반에서는 한 소년이 병원에 있는 그림이 그려진 방 안을 무대로 하여 그 공간의 끝에서 일어날 사건에 대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였고, 이것이 긴장감을 더하며 시작한다. 남자 간호사가 들어와 소년이 먹을 약을 들고 오는데, 소년은 그 약을 먹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기서 죽은 간호사의 할머니인 에리카 할머니가 아직도 여기에 있어서 도무지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간호사가 할머니가 죽은 이후에 우유를 먹지 않는다는 걸, 할머니가 따뜻한 걸 주지 않으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말하는 소년에 두려움을 갖고 소년을 보는 간호사, 그리고 소년은 결정적인 말을 한다. 아직도 에리카 할머니는 아저씨를 사랑해요. 눈을 감고 집중하면 할머니가 아저씨를 껴안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내가 무서운 것은 아직도 여기에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약을 먹기 싫어요. 


영화는 시각적인 측면과 아울러 청각 적으로도 관객들을 괴롭혔는데,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곧 마주할 공포에 대해 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어떠한 대비도 할 수 없게 만들어 오히려 실체를 맞닥뜨렸을 때보다도 더한 두려움을 주었다. 아마 관객들은 상영 시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다수의 공포 영화를 제작해본 감독 답게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연출해야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실감 나는 공포 연기를 위해 배우들이 직접 공포를 체험해보기도 했다고 하니, 이제는 그 ‘살아있는 공포’를 직접 체험해보길 바란다. 덧붙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구성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뒤에 누가 있을 거 같은 소름 끼치는 느낌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실체 유령이나 귀신을 소재로 하였지만, 그러한 귀신을 직접 묘사하여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심리적 압박과 음악, 대사를 통해서 보는 사람을 죄어온다.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이 없이도 보는 이들에게 공포를 전달함에 충분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년이 말하는 대사는 식스 센스의 반전을 뒤통수 때리기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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