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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 멈스 헤어핀스

침울하고 시적이며 잊히지 않는 생존

침울하고 시적이며 잊히지 않는 생존과 상실의 휴머니즘. 전쟁과 학살의 비극을 그리며 전 세계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인간이라면 존재해야 하는 양심, 흑백 화면 담아낸 부분, 아무리 악마라도 이 어린아이들에 대해 가엾음은 없단 말인가? 악마보다 더 악마 같았던 나치의 만행은 전쟁이라는 명분으로도 덮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5년 1월 27일 폴란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포로수용소가 해방될 때까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인종청소라는 명목 아래 독일 나치에 의해 대학살 되었다. 홀로코스트 추모 76주년을 맞이한 2021년, 전 세계가 입을 모아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인간적인 과거의 만행은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무관심과 인터넷, 거리, 정치 권력의 중심에서 퍼뜨리는 증오의 메시지로 의미가 퇴색되는 가운데, 시대를 넘어서 의미를 되새기는 전쟁과 학살의 비극을 그리며 전 세계 사회에 경종을 울린 휴머니즘 영화가 찾아왔다.  


1941년 독일, 우크라이나의 르와우에 나치가 진군하자 유대인들은 희망을 버렸다. 15년 전 파리에서 발생한 유대인에 의해 살해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한 복수극으로 시작된 페트루라 운동은 7천여 명의 유대인을 즉시 살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는 가족의 평화로운 아침 식사 준비로 시작한다. 주인공 야사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고, 소녀의 엄마는 여동생이 보는 앞에서 열매를 먹는 법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 밖에서 가족들이 나치에게 잡혀있는 걸 안 야사는 도망친다, 나치들의 총탄에서 앞으로 달려간다. 그의 뒤를 따르는 다리가 4개인 그의 친구 염소, 둘은 계속 도망친다. 배고픔에 허기증에 길거리에 버려준 물건들을 줍고, 음식과 옷을 훔치며 근근이 살아간다. 우연히 슈태르로 가면 살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여장을 한 배를 훔쳐 강가로 나간다. 그러다 선착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낯선 독일군이 마주친다. 

과연 히틀러 한 사람의 악행으로 가능한 일 일까, 독일 국민이 모두 동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백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살당했다. 죽어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처참하게 죽여야 하는 전쟁에 나치는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생명'으로 간주하며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다. 이는 히틀러 한 사람을 독재자로 몰아버리고 끝날 일이 아니다.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과 그 속에 놓여있는 소년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가족의 평화로운 아침 식사 상황에서 시작되는 참혹한 비극은 당시 유대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더욱 극대화한다. 오래도록 먹먹한 여운을 남기며 단순히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홀로코스트를 통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상기하게 만드는 작품이기에 시대를 넘어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가 함께 보아야 할 작품이다. 


영화는 우리와 함께 남겨진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사랑의 치유력에 대해 따뜻하고 명징한 통찰을 보여준다. 홀로코스트로 가족을 모두 잃고 삶의 방향을 잃었던 주인공인 유일하게 남은 네발의 친구 염소 보호자가 되기로 하며 둘이 함께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 배를 타고 떠나는 정면은 뭉클한 울림을 선사하며, 통찰력 있는 연출과 정교한 연기가 감정의 우물을 깊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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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t.ly/3uY6J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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