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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 가장 강력한 내부의 적은 부부

장미의 전쟁 Bogdan and Rose ( 2017)

장미의 전쟁 Bogdan and Rose ( 2017)

가장 강력한 내부의 적은 부부 서로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의 욕망이 교차하는 욕망의 교집합


실패한 사랑은 대중가요 가사에 남고, 이뤄진 사랑은 결혼 사진으로 남는다는 말이 있다. 사랑, 결혼, 부부가 된다는 것, 참 설레는 말이다. 

사랑이 이뤄진다는 그때, 결혼하는 순간에 누구나 사랑은 생활이 됩니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그토록 가슴 뛰게 잡았던 손이 무감해지고, 마음 졸였던 첫 키스의 순간도 조금씩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인간의 법칙은 아닐 테지만 그러나 전부는 아닐지라도 어떤 이들은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부부란 게 마치 가구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처럼 무감각하게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어쩌면 부부란 게 연인이라기보다는 가족이나 혈연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래서 부부는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낯설어지기도. 하지만 사람은 끝없이 생성되는 욕망 때문에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존재 아닐까요? 계약이나 계산 만으로 지탱할 수 없는 어떤 삶의 구멍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게 전쟁을 방불케 하는 부부 싸움이라면? 


가장 강력한 내부의 적은 부부일까요? 실상 오늘 밤에도 어느 부부는 사소한 이유를 시작으로 목숨 건 전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처럼 말이죠.

서로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의 욕망이 교차하는 욕망의 교집합은 무엇일까요?

때로 상처 받고 때로 좌절하지만 사랑을 믿고 그 따스함을 잊지 않는 밝고 긍정적인 부부가 벌이는 유쾌한 사랑 전쟁을 통해 흥미를 극대화하고, 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이 담긴 따뜻한 볼거리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짧은 영화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평생 살면서 서로에 대한 미움이 최고조에 달한 노부부가 있다, 음식 하나부터 TV를 보는 것까지 서로 다른 생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인다. 이들에게 남은 서로를 죽일 것이냐, 공생의 길로 갈 것이냐 목숨을 건 장미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이들의 장미의 전쟁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한다. 노인은 꽉 막힌 토마토가 든 병을 아내 앞에서 따 먹고, 아내는 남편이 즐겨보는 스포츠를 보는 TV를 망가뜨린다. 둘 이 싸움은 점점 극에 다다르는데, 남편은 아내가 따지 못한 병 뚜껑을 몰래 따 놓는다. 그러자 아내는 병 뚜껑이 쉽게 열리자, 남편의 의도를 알고는 모른 체하는 남편 앞에서 병 안에 토마토를 꺼내 먹으며 웃고, 남편도 그런 아내를 보며 얼굴에 이미 화해의 미소가 환하게 흐른다.


원래 장미의 전쟁이란 학교 다닐 때 역사 시간에 배웠던 700년 전 영국의 실제 역사적인 사건이다. 1455년부터 1485년까지 무려 30년간 잉글랜드 왕위 계승권을 놓고 벌인 랭커스터가(家)와 요크 가(家)의 전쟁을 의미합니다. 랭커스터가는 붉은 장미, 요크가는 흰 장미를 문장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장미전쟁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무려 30년간 긴 싸움 끝에 랭커스터가의 헨리 7세가 요크 가의 딸 엘리자베스를 왕후로 맞으며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쳐 왕가의 표시로 삼게 됐으며, 지금도 붉은 장미와 흰 장미의 조합을 화합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장미의 전쟁은 사건과 달리 승자도 패자도 없디. 어쩌면 둘 다 패자가 아닐까? 노부 부부는 부부 심리전을 선보이며 슬그머니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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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t.ly/3uved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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