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의 마음들
선풍기 고개가 고장나 시종 달그락거린다.
샤워기 온수가 고장나 이따금 찬물을 끼얹는다.
마음이 거슬린다.
살다 보면 때때로 왈츠를 청해오는 사람들, 마음들, 침범하는 것들.
응할 것인가
아니할 것인가
답하기 전 마음에 되묻는다.
자꾸만 달그락거리는 마음, 가끔씩 찬물을 끼얹는 마음.
고장난 건가
그렇다면 뭐가, 내가? 네가? 뇌가?
마음이지 뭐.
뭐가 고장이 난 건지
뭐가 문제인 건지
알지도 못한 채 새것에 끌리기에 가장 이기적이고
누구보다
마음의 여진을 잘 느끼기에
가장 가엾은 우리.
삶은 가끔
정말 지독할 만큼
매큼한 눈물이 날 만큼 잔인하다.
마음이 낡는다.
분명 원래는 새것이었을 텐데.
"살면서 당하는 일 중에 어떤 건 절대 안 잊혀져."
새것은 다 낡아
나라고 안 그럴 것 같아
다 똑같아
다 네가 자초한 거야
잔인하고 억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