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떤 기업이 좋아 보이기 시작할 때

by 테오리아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됩니다.


스터디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가 뜨기 시작합니다.


높아진 주가에 스터디나 더 해보자며 마음을 먹었는데, 주가는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탓인지 기업의 투자 아이디어들이 쉽고 빠르게 납득 가기 시작합니다.


매수를 망설이다 매수하고 나니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상승하는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관련 산업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쉬웠거나, 반대로 전혀 몰랐던 분야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얕은 지식으로 그 기업의 대부분을 판단 내릴 수 있고요.


잘 모르는 분야라서 뉴스 보도나 증권사 레포트의 긍정적인 톤을 그대로 믿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심리적 기저에 확신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리고 리서치가 부족함에도 거래량과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으니 다수의 투자자들도 동의를 마친 내용이므로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은 인지 부조화를 어떻게든 바로잡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메커니즘이 여기에서도 작동하게 됩니다.




특정 기업이 좋아 보이기 시작할 때는 그냥 관심종목에 던져두는 편이 낫습니다.


만약 좋은 기업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면 주가는 바닥에서 기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내가 가장 늦게 접했다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같은 시장에는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놈만 죽자고 끌어올리기 힘듭니다.


게다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탓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적이 반영되기 전 기대감에 상승한 주가라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제 관심종목 목록에는 그런 종목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든다면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서 리서치를 하고 밸류에이션을 해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에서 탈락하더라고요 ㅎㅎ


높아진 주가를 따라 살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산업을 탑-다운, 기업은 바텀-업으로 스터디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산업 탑-다운을 고민할 때는 가장 양극단을 정하고 애매한 쪽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괜찮다 생각이 드는 기업들은 스터디 중인 과정에서 주가가 참 많이 오르더라고요.


투자 아이디어를 훨씬 일찍 고민하고 투자를 감행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업에 대해 알게 되는 시점이 늦어졌을 뿐, 높아진 주가가 기업의 실적을 나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밸류에이션이 나빠 보이겠죠.


그런데 주가가 내려오던가, 실적이 올라가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둘 다 시간이 해결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리면 시장에서 선호하는 다른 산업으로 유동성은 자연스럽게 쏠리게 되고 매수를 할 기회가 돌아오게 됩니다.




관심기업을 매수하고 주가가 어느 시점에 가장 많이 오를까요?


저는 약 2개월 후 주가 상승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정 타이밍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기업을 바텀-업으로 스크리닝 하면서 수급 상황을 동시에 살피다 보니 그런 타이밍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투자 스타일에 따라 다릅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많은 수익을 냈다고 내가 뒤처지거나 잘못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에서 각자의 시간이 다르게 흐를 뿐입니다.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면 캡처 2025-04-30 211414.jpg




최근일 기준, 세계 증시는 급락한 부분을 모두 만회하고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물어보신다면 산업을 바벨로 펼쳐놓고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영역에서 가능성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선, 방산, 태양광, 전력기기 등 시장의 관심을 받는 기업들은 주가 레벨이 높아져 가진 자들의 영역으로 보입니다. 그 외 산업에서 기회가 있을지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꾸준하게 하다 보면 크건 작건 기회는 모든 투자자에게 다가오게 되어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나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