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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쌤의 방구석토크 Mar 18. 2023

교사에서 학부모로 변하니 알게 된 점

 

  아이가 생기고 학부모가 되니 알게 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학부모는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일부러 적으로 만들고 싶은 학부모가 있을까요? 다만 표현 방식이 서툴거나 불필요한 언행 때문에 선생님에게 오해를 받는 학부모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제 질문에 담임선생님이 오해하게 되어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 학부모가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 저도 똑같이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입장이 바뀌니 생각도 달라지네요  




  실제로 ‘맘 카페’와 같은 어머니들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많은 학부모들의 고민글이 올라옵니다. 그중 자녀의 담임교사를 만나기 전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하는 글이 많습니다. 다음은 어느 ‘맘 카페’에서 담임교사를 만나기 전 학부모의 고민으로 올라온 글입니다. 


  Q. 아이가 새 학년에 들어가고 이제 조금 한시름 놓으려나 싶었는데, 학부모 면담 가정통신문이 왔네요. 아직 새 학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선생님 만나서 할 이야기도 마땅치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무작정 내 아이 잘 봐주십사 하는 마음밖엔 없는데, 면담이 제대로 될까요? 그냥 선생님께 무난한 인상만 심어줘도 좋겠는데요. 선생님과 대화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2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30대 전업주부) 




  학부모로서 교사와 어떻게 대화하는 것이 좋을지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사를 올바르게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는 방법도 있지만 연수 때문에 학부모를 모이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기 위해 장소 및 강사 섭외외와 안내 등을 진행하는 것은 담당 교사에게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기 초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설명회를 실시하는 날에 교사를 대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교사를 대하는 학부모의 태도가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 학부모 상담 시 담임선생님을 대하는 방법 > 

1. 선생님과의 대화는 수다가 아닙니다. 선생님께 꼭 전달해야 할 특이사항은 미리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2. 선생님과 대화할 때 호감의 제스처를 활용하면 더욱 좋습니다. 신뢰하고 있다는 눈빛, 공감하고 있다는 끄덕임 등은 대화의 활력소가 됩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라도 일단 고개라도 끄덕여주고 이후에 질문을 해주면 좋습니다.

3. 아이의 단점을 섣불리 이야기하는 건 금물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선생님 앞에서 아이의 부족한 점이나 단점을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실수해도 너그럽게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지만 자칫 아이에 대한 섣부른 오해나 잘못된 잣대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4. 아이의 행동 중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들은 미리 양해를 구해야 됩니다.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는 아이의 습관이나 행동이 있다면, 미리 사전 설명을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미리 양해를 구해두면 선생님이 아이에 대해서 오해할 일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습니다.

5. 나는 아이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부모인지 먼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선생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에게 질문할 만한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학부모 상담 시 담임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예시(feat 에듀니티 차승민 선생님) > 

1. 우리 아이 인사는 잘하나요?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중요합니다. 이것만 잘해도 관계 형성에서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입니다. 요즘같이 인성이 중요한 시기에 인사를 잘하는 아이는 교사가 눈여겨보게 되어 있습니다.

2. 우리 아이가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을 하나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두 마디만 잘해도 다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안할 때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하고 고마울 때 고맙다는 말을 안 해서 다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이 걱정된다면 이 두 마디를 잘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3. 수업 시작하기 전에 자리에 미리 앉아있나요?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지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발표 잘하나요? 학습지나 과제는 잘 해결하나요? 이런 질문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수업 시작 전 자리에 잘 앉아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작 전에 자리에 앉아 있는다는 것은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자리에 앉아있는다는 뜻입니다. 저는 모든 일에 첫 번째 시작은 기본자세라고 생각합니다.  

4. 선생님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잘 듣나요?

마지막으로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지 물어보면 좋습니다. 주자의 권학문(勸學文)에 보면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순간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방법은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그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학생들 앞에 놓인 수업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공부를 잘하는 지름길입니다.




학부모와 교사는 적이 아니라 한 팀입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결국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서로가 어떤 행동을 하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에 집중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학부모에게 위와 같은 방법을 알려준다면 학부모와 교사가 원만한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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