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출퇴근 거리가 먼 나에게 이런 소식은 항상 스트레스였다. (주식을 하는 아내는 나와 다른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리터 당 1400원과 1800원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우리는 그 별거 아닌 것 때문에 당근마켓과 쿠팡을 검색한다. 다행히 나에게 당근마켓과 쿠팡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아빠다.
아빠는 값싼 주유소를 찾았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고 그걸 나에게 공유하는 것이 아들을 위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전화할 때마다 귀찮아하고 빨리 끊고 싶어하는 분위기를 풍기는 아빠 (대면으로는 그렇게 상냥한 사람인데 통화할 때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의 친절하고 다정한 통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순간이다.
사실 나는 올해 육아휴직을 했다. 그래서 이번 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은 오히려 비열한 희열을 낳는다. '육아휴직하길 잘했다' '내 동료들은 기름값 때문에 고생하겠지' 이런 종류의 비열함? 그런데 아빠는 이번 주에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이 온다. 가장 값싼 주유소를 찾았다고!! 육아휴직하고 있으니 별로 유용한 소식이 아니라고 말하려 했지만 참고 말하지 않았다. 아빠가 전해주는 사랑을 거절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오늘도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값싼 주유소를 찾고 있다. 사실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값싼 주유소는 아빠의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