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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Mar 01. 2022

따스한 커피 한 잔을 건네다

오늘의 인생(20220228월)

2022 2월의 마지막 . 오늘은 24시간 당직근무다. 3 전부터 당비비 근무를 시작했다. 당번 24시간 근무  스마트폰 만보기를 확인해보면 보통 '8,000~9,000'걸음이 찍힌다. 거의 7km 정도 걷는  같다. 오늘도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다른 날과 비슷하다.


'뭘 그리 많이 걷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많이 걷는구나.'


다행히 낮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대기 중이었다. 갑자기 민원인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체온 체크해야 하는데.....)


"트럭에 불이 났어요. 도롯가에 있어요."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과 다른 대원들은 펌프차에 탑승 후 트럭 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본부 상황실로 신고 접수를 했다. 그사이 불이 붙은 트럭은 소방서 차고 앞으로 이동했고, 우리는 펌프차에서 수관을 연결해서 화재를 진압했다. 25t 트럭에는 건물 지을 때 사용하는 철근이 많이 실려있었다. 화재는 철근과 철근 사이에 나무에서 발생했다. 아마도 뜨거운 열이 축적되어서 발생한 것 같다. 팀장님을 포함한 우리 직원들의 민첩한 대응으로 화재는 신속히 진화되고, 조사까지 다 마무리되었다. 여전히 철근에서 흰 연기와 열기가 다량 올라온다.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트럭을 바라보고 있는 기사님에게 '따스한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커피 한 잔 드세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트럭에 불이 옮겨붙지 않아서요."

"네. 인천에서 강원도로 운반하는 길에, 새벽에 비가 내린다기에 방수천막을 씌우려다가 철근 사이에서 불을 발견해서 소방서로 왔어요."

"그렇군요."

"이 철근은 공장에서 바로 싣고 온 물건이라, 열이 이렇게까지 센지는 몰랐어요. 트럭 시작한 지 1년 됐거든요."

"그렇군요. 정말 다행이네요."


나는 기사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트럭을 안전한 장소를 이동할  있게 안내했다. 그리고 새벽에 비가 내렸고,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트럭은 강원도를 출발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어제 트럭 기사는  또래 같았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화재는 우리 직원들이 완벽하게 해결했고, 나는 그냥 '따스한 커피  잔과 함께 그가 안심할  있게  마디 나눴다. 경험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런 사고를 알고 있거나 경험했다면  뽑은 가래떡처럼 뜨끈뜨끈한 철근을  바로 싣고 이동하지 않았을 텐데. 그에게 사정이 있었겠지만. 하여튼 다행이고, 그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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