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20619토)
지난주에 제주로 출장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의 일이다. 제주 공항은 사람들로 붐볐고, 나는 조금이라도 빨리 체크 인을 하기 위해서 바이오 생체 등록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었다. 60대로 보이는 남자가 등록하는데, 버벅거리고 있었다.
'아, 빨리 좀 하지. 못 하면 다른 사람한테 도와달라던지. 아니다. 나도 저 나이 되면 비슷하겠지.'
약 15분의 기다림 끝에 생체 등록을 마쳤다. 드디어 탑승장에 손바닥만 되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다른 직원들이 생체 등록으로 통과할 때 나는 못 들어갔다. 왜? 이름을 잘 못 적었다.
'김종하를 김좋하로'
아. 기분이 별로고, 나만 왠지 버려진 기분이다. 애써 태연한 척 나는 다시 생체 등록을 하러 갔다. 이번에는 1번 게이트 쪽에서 했다. 다행히 사람도 별로 없고, 금방 차례가 왔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사진 촬영에서 몇 번을 시도해도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당황스럽다. 이마에서 땀은 줄줄, 등짝에서 땀은 콸콸'
나는 뒷사람에게 양보하고, 아이들 초콜릿을 사러 갔다. 그러나 뒷사람은 아주 아주 아주 정확하고, 신속하게 등록을 마쳤다.
'아. 남한테 뭐라 할 게 아니었다. 나는 60대도 아닌데, 왜? 왜? 왜?'
아이들한테 줄 초콜릿을 사고, 다시 생체 등록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성공이다. 아마도 9전 10기 끝에 성공한 것 같다. 성공의 기쁨도 잠시 나는 처음에 60대 남자를 보면서 투덜댔던 내가 민망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당황스러우면 누구나 버벅거릴 테니. 사실 요즘 사무실에서 조금 버벅거리는 나를 발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