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요

신영복 교수의 '담론'을 읽고서

by 치치

최근에 신영복 교수의 '담론'을 읽었습니다. 고전 강의를 녹취해서 만든 책이라 모르는 한자와 중국 역사가 많았습니다. 400쪽이 넘어서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같아서 밑줄을 긋다 보니 금세 책을 다 읽었습니다.


"핀란드는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한 반부패 지수 연속 1위 국가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특징적인 것은 '핀란드 교육'입니다. 핀란드 교육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모든 학생의 성적은 세 가지로 평가됩니다. '잘했어요', '아주 잘했어요', '아주아주 잘했어요' 이 세 가지로 평가됩니다. 교육이란 사회가 책임져야 할 공공재입니다. 교육비도 개인이 부담하고 교육의 성과도 개인이 사유화하는 신자유주의 교육 환경과는 판이합니다. 경쟁은 옆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나 자신'과의 경쟁입니다. 이러한 교육 환경과 사회 환경이 반부패 지수 1위 국가로 만듭니다."

-담론 370쪽-


이 문장을 읽다가 문득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고전 강의를 읽다가 별생각을 다 듭니다)

나는 지금 아이들에게 어떻게 칭찬을 하고 있지? '잘했어요'가 많을까? 아니면 '그것밖에 못 하냐'가 많을까? 깊은 밤 홀로 심각한 고민이 빠져있는데 최근에 일이 생각났습니다. 며칠 전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솔과 율(쌍둥이)에게 각각 전화가 왔었습니다.


"아빠"

"응"

"저 받아쓰기 100점 맞았어요."

"그래. 잘했네. 축하해."

"엄마랑 똑같이 이야기하네요."


아마도 쌍둥이는 선물이나 현금을 받길 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로부터 '잘했네. 축하해'로 끝이 나서 서운함이 조금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아내와 저는 부정적인 대답보다는 긍정의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고, 물질적인 보상을 지양했습니다. (가끔은 물질적인 보상을 합니다) 오늘부터는 '잘했어요'를 뛰어넘어 '아주 잘했어요'를 더 많이 외칠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게 제 마음의 벽(아이에 대한 고정관념)도 한 단계 뛰어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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